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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들이 신학에 대하여 좀더 창조적 사고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념을 밝히는 신학자 윌리엄 호던이 ‘정말, 이것이 목사의 말일까?’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한마디를 소개했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그러나 식물학은 싫어한다. 나는 종교를 좋아한다. 그러나 신학은 싫어한다.” 도대체 현직 목사가 무턱대고 신학이 싫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한 것일까. 종교(기독교)와 신학의 관계가 이렇게 표현될 수도 있는가를 호던에게 물어보고 싶다.(윌리암 호던, 『프로테스탄트 신학 개요』 참조)▨… 신학(theology)이란 말은 그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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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은 사람과는 언제 헤어졌어도 너무 늦은 거다. 좋은 사람과는 언제 만났어도 너무 늦은 거다. 헤어지는 사람은 미움 때문에, 함께 있는 사람은 사랑 때문에 너무 늦은 거다. 그만큼 그가 님을 사랑했던 거다.”(김남준,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백이십 번쯤 독파한 어느 신학대학 교수가 “내가 늦게야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나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에 꽂혀서 읊은 사랑노래이다.▨… “나에게 가장 낯선 사람은 나 자신이다”라고 밝히는 이 신학대학 교수는 “사라질 것을 사랑함이 고통”이라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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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사람이 커피를 나누는 사석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느 집사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물으셨다. “지난호 한국성결신문에서 신앙은 삶의 자리를 변혁시킨다는 믿음을 우리는 따른다고 쓰셨는데 정말, 그런가요? 우리 성결교회 신자들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순간, 눈앞은 깜깜해지고 머릿속은 하얘졌다. 그런 가운데 떠오른 생각은 엉뚱하게도 “요즘 젊은 목사님들 목회하기 참 힘드시겠네!”였다.▨… ‘문화를 변혁하는 신앙’은 기독교 2000년의 역사가 추구해온 당위이며 목표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영원히 이루어 낼 수 없는 꿈이면서 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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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뉴스를 일요일 아침에 외신에서 먼저 보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믿어지지 않았다. 이십 대의 아들딸을 둔 지인들이 생각나 혹시? 하는 마음에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 “딸 이태원 안 갔지?” “자고 있는 애가 그리 고마울 수 없더라.” …페이스북에 이번 사고에 대해 뭐라고 글을 올리려다 그만 두었다. 어떤 말로 그 슬품을 위로하리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최영미‧시인, 조선일보 제31650호)▨… 어느 원로연극인(손숙‧배우)도 특별기고를 통해 호소했다. “우리 이웃과 사회에 요청합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0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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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오래전 일이지만 서울신학 기숙사에서는 신문정기 구독이 드러낼 일이 못되는 때가 있었다. 어쩌다 한 번 영화를 관람해도 신학생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비난받을까 조심스럽기도 했었다. 그 영향일까, 노년의 목사들은 은퇴가 언제인지 세는 것조차 가물가물해지는 연세인데도 영화 이야기라면 입에 올리기를 머뭇거리신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 또는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지루할 것만 같은, 단편 기록영화 같은 한국어 영화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아카데미 영화상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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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하신 주님께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일까. 주님의 제자 야고보는 땅 끝에 이르도록 그 먼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기도 잘 갔다.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서틀레에 이르는 약 800km의 길을 유네스코는 1993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순례자의 길은 종교의 발생지 또는 종교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그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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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봉직한 어느 성결인이 나이 여든이 넘었음에도 간암으로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 외출을 자제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방문도 사절할 수밖에 없었던 삶이었음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있음을 성경 필사로 확인시켜 주었다. 또박또박 박아 쓴 글씨는 자신의 신앙의 지성적 분위기와 단정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는 말씀을 영어와 한글로 병기해서 쓰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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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실험에서 과학자들이 여러 마리 쥐의 뇌에 전극을 연결해, 그 쥐들이 페달을 누르기만 해도 흥분이 일어날 수 있게 했다. 맛있는 음식이냐 페달이냐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을 때, 쥐들은 페달을 선택했다(저녁 먹으러 가기 보다 비디오게임이 더 좋은 아이들처럼). 쥐들은 배고픔과 탈진으로 쓰러질 때까지 계속 페달을 눌렀다”(유발 하라리, 호모데우스)▨… 코로나 팬데믹이 이땅의 교회들을 송두리째 삼키기 전에는 주일예배에 100명 가까운 신도들이 모이던 어느 교회의 목회자가 남이 들을새라 작은 목소리로 하소연 했다. “마스크는 써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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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시는 참된 하나님이시여, 오늘도 새로운 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떤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지, 누가 찾아올지 알 수 없지만 서로 알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저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써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다하라 요네코는 고교생 때 신주쿠 철로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으나 두 다리와 왼쪽 손을 잃고 오른 손도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미우라 아야코(『고독에도 손길이』)에 의하면 두 딸의 어머니인 다하라 요네코의 지금의 모습은 세상의 그 어떤 여인보다 밝은 얼굴이다. 24년 전의 ‘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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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그 이름을 한국인에게 알린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아포리즘의 대가로, 블랙 유머를 몹시도 즐긴 해학적 재담가로도 미국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정수가 그의 소설 『얼간이 윌슨』의 각 챕터의 서두에 나타난다. 마크 트웨인은 허구의 문서인 “얼간이 윌슨의 책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세상이 인정해왔던 진리에 아이러니를 대비시키는 날카로움의 진수를 맛보여 주었었다.▨… “삶이 어떤 것인지 알 정도로 충분히 오래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가 아담, 즉 우리 인류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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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사람이 살면서 감당해야 하는 일을 생업(job), 직업(career), 소명(calling)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목회자의 삶에는 슈워츠의 소명으로서는 채워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고 질문을 제기한 것이 한국성결신문 제1325호(2022년 7월 20일자) 애오개의 내용이었다. 목회를 전문직업으로 이해하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성결인 목회자들이 받은 소명의 성격은 직업의 소명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애오개 나름의 고집이었다.▨… 그 글에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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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제1328호) 한국성결신문을 받아보셨다면, 제1면 사진과 기사에서 받은 느낌을 냉정하게 반추해 보시기를 권면해드리고 싶다. 어쩌면 애오개가 주제넘은 짓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제1면 상단에 자리잡은 사진 한 장과 “실무형 총무로 교단 발전 견인”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진 기사는 많은 성결인들에게 안도의 기쁨을 안겨 주는 동시에 우리 성결인들의 믿음의 크기와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어서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든다.▨… 총무라는 자리가 우리 교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가벼울 수 없는 탓이겠거니 하면 못 받아들일 것은 없으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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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8년 일본 문부성(文部省)은 훈령 12호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각급학교에서 종교상의 의식과 종교교육을 금지하며 위반할 시에는 상급학교 진학과 징병유예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립기독교 학교의 존립기반을 허물어뜨리는 결정이었다. 많은 기독교 학교가 교회와 결별하였고 종교교육을 단념하는 교육지도자도 속출하였지만 아무도 그들을 나무라지 못했다.▨… 당시의 간사이학원(간사이 가쿠인대학 전신)의 원장 요시오카 요시쿠니(吉岡吉國)는 그 학교의 설립자인 미국 선교사 월터 R. 램버스(Walter R. Lambuth)로부터 세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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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곳에 그대로 계시옵소서. 그리고 저희는 이 땅 위에 이대로 있겠습니다. 이곳은 때로 이렇듯 아름다우니 뉴욕의 신비와 파리의 신비가 있고 그것들은 실로 삼위일체의 신비와도 견줄 만합니다. 우르크의 작은 운하와 중국의 만리장성과 모를레의 강과 깡브레의 박하사탕이 있는가 하면 태평양과 뛸르리 공원의 두 줄기 분수도 있고 착한 어린이와 못된 신하도 있고 이 세상의 온갖 기적들이 있습니다.”(하략, 자크 프레베르의 주기도문)▨… “뜨와 뛰메메 에제떼메 뜨와 끼메메 에뫄끼떼메, 그대 날 사랑했고, 난 그대를 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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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키호테는 순수성과 의지를 상실하고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방황하는 고통 속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우리 동네의 희화화된 그리스도이다. 과거의 사상적 빈곤, 현재의 천박함 그리고 미래의 신랄한 적대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을 때마다 그들 사이로 돈키호테가 강림한다.”(오르테가 이 가세트;『돈키호테 성찰』)▨… 사람에 따라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프리드리히 니체 이후 최고의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스페인 사람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돈키호테를 칭송하는 사람들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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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부인 루크는 방금 청소를 끝낸 병실을 나서다가 환자의 아버지와 맞닥뜨렸다. 혼수상태인 아들을 6개월째 혼자서 돌보는 보호자였다. 보호자는 불문곡직 왜 청소를 안 해주느냐고 짜증을 냈다. 루크도 억울한 마음에 짜증이 났지만, 간병생활에 지친 그를 이해하고 병실청소를 다시 했다.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루크의 행동을 자신의 일에서 소명(calling)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배리 슈워츠의 『우리는 왜 일하는가』 참조)▨… 목회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전제되어 있다. 어느 작은 교회의 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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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믿는 형제들 사랑의 사귐은 천국의 교제 같으니 참 좋은 친교라 / 하나님 보좌 앞 다 기도드리니 우리의 믿음 소망이 주 안에 하나라”(찬송가 221장 1~2절) 영국의 시골마을 웨인즈게이트의 개척 교회 담임 목사였던 존 파셋(John Fawcett, 1739~1817)은 1772년 교회개척 7년만에 런던의 큰 교회인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받았다. 가난한 시골교회가 지급하는 생활비로는 4자녀와 함께 살아갈 길이 너무 막막했었기에 존 파셋 목사는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였다.▨…간단한 이삿짐을 마차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0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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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출판의 자유라는 것을, 부패하거나 압제적인 정치에 대한 하나의 보장으로 필요성을 주장할 시대는 이미 지나갔기를 나는 희망한다. 시민의 이해관계와 상반되는 입법부나 행정부가 시민에 대한 여론을 지도할 권한을 가지고 또 인민에게 특정한 견해나 논의만을 듣게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공격하는 논의도 이젠 필요없어졌다고 가정할 수 있다.”(J.S. 밀 『자유론』)▨… 밀의 『자유론』이 출간된 이후 160여 년이 흘렀다. 인류 문화는 성숙해졌고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의 목소리는 봇물 터지듯 터졌다. 그러나 이땅에서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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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5월, 취임한지 두 달쯤된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T.V.의 100분토론에 출연했다. 당시만해도 아직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는 때여서 대통령의 100분토론은 파격이었다. 그 파격의 틈을 비집고 어느 대학교수가 대통령에게 물었다. “처음엔 기대를 걸고 지켜보았으나 결정적일 때 그 기대를 실망시켜버린다는 뜻으로 ‘놈현스럽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사실을 아시는가”라고….▨… 조금은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 질문이었음에도 두 달여의 대통력직 학습 효과탓이었는지 노무현 대통령은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바로 얼마전의 젊은 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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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다면 빠져 죽어요.”(서머셋 모음, 『달과 6펜스』) 이 작품의 모티브는 고갱이라고 작가 자신이 밝혔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은 고갱의 삶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고갱의 전기는 더더욱 아니다.▨…『달과 6펜스』는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가장 고전적인 질문, 인간은 이상(달)을 바라보아야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현실(6펜스)과 타협해야 하는 존재인지를 묻는다. 작가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15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