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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종교개혁 508주년의 해이다. 종교개혁은 개신교의 출발점이요, 정체성의 원천이다. 종교개혁에 대한 물음과 숙고는 그것이 교회의 현주소를 목도하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1517년 95개조 면죄부 반박문을 내건 마르틴 루터의 외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사에 의미 있는 세 가지 500주년이 겹친다. 루터의 후원자이자 신앙의 보호자였던 선제후 프리드리히 현제의 서거 500주년, 루터와 카타리나 폰 보라의 결혼 500주년, 그리고 루터의 대표 저작인 『노예의지론』(De Servo Arbitrio) 출간 5
기독시론
정병식 교수(서울신대 교회사)
2025.10.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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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인간 폐지』(The Abolition of Man)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에서 사회적 성숙(social maturity)의 핵심 요소를 깊이 다루었다. 특히 ‘인간 폐지’ 에서는 객관적 도덕 질서, 즉 ‘타오(道, Tao)’를 상실한 현대인이 진정한 성숙을 잃을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인간다움과 도덕적 상상력의 회복을 강조했다.사회적 성숙이란 단순히 개인의 영적 성숙을 넘어서, 공동체와 사회를 바라보는 도덕적 감수성과 타인을 향한 존중, 그리고 사랑으로 나타난다. 루이스
기독시론
전귀천 교수(옥스퍼드선교대학원)
2025.09.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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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한국선교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교단이다. 1907년 김상준, 정빈에 의해서 교단이 창립된 이후 4년 만인 1911년에 신학교를 세워서 지금의 서울신학대학교로 발전시켰다. 또 한국기독교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독교월간지인 활천을 1922년에 창간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1925년에 중국 용정에 용정성결교회를 설립함으로 교단이 창립된 지 16년 만에 해외선교를 시작하였다. 그만큼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특별하다. 물론 우리교단의 해외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7년 제32회 교단총회의 결의에 따라서 19
기독시론
윤학희 목사(전 해외선교위원장)
2025.07.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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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 속, 역사의 분기점마다 우리는 이정표를 세운다.작년 한국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Lausanne IV, 9.22~28, 송도)도 개신교 선교 역사의 이정표였다. 느슨한 연대인 이 운동이 마닐라(1989)와 케이프타운(2010)의 징검다리를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명성과 생명을 지속하다가 다시금 5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이유는 뭘까? 스위스 로잔의 첫 대회(1974)가 너무도 명확한 이정표였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신학계는 혼란했고, 선교계는 방향을 잃었다. 기독교는 세속화된 서구 사회 속에서
기독시론
김영석 목사(서울북지방 한성교회)
2025.07.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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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흥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신촌포럼(5월 30일)은 다음시대 및 다음세대 복음화 전략의 실제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이제 교회가 다음세대가 아닌 다음시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CCC 박성민 목사는 오늘날 MZ 대학생들이 각 캠퍼스에서 다채롭게 벌이고 있는 자기주도적 사역들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개인중심 문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렇듯 두 발표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교회가 시대적 감수성과 선교적 실천 사이의
기독시론
조내연 목사(명지대 교목, 수정교회 협동)
2025.06.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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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을 신문사로 송고한 시점이 2025년 6월 3일 오후 8시 10분 정도다. 주간 신문이어서 대선 결과의 공식 발표를 보고 글을 쓸 수 없었다.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방송 3사의 출구 조사 결과가 이렇다. 이재명 후보 51.7%, 김문수 후보 39.3%, 이준석 후보 7.7%. 상당 부분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란 분위기가 있었던 선거지만 여당과 야당 또 후보마다 저대로 잔뜩 긴장했다.왜 안 그랬겠는가.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와 지난 6개월 동안 여전히 그에게 밀착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삶 전체의
기독시론
지형은 목사(전 총회장.성락성결교회)
2025.06.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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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를 ‘미래세대’라고 한다. 다음세대가 지금 활동하고 있어 ‘지금세대’라고 말한다. 다음세대를 일반적으로 Z세대와 알파세대로 구분한다. Z세대(17-28세)는 674만명(2025년 4월 통계청) 전 인구의 13%이며, 알파세대(0-16세)라고 할 수 있는 인구는 630만명(2025년 4월 통계)은 전 인구의 12.2%이다. 다음세대는 현재 전 인구의 약 25%가 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2023년)에 따르면, 통합측 서울 서북노회 교회학교(주일학교, 학생회)가 없는 교회가 43%가 넘어 섰다. 현재 전국적으로 통합측을
기독시론
전석재 박사(다음시대연구소)
2025.05.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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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철저한 신앙훈련을 받은 웨슬리는 성인이 된 후 어머니께 훈련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의지를 복종시키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모든 악은 잘못된 의지에서 비롯되기에, 부모에게 복종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이후 하나님께도 복종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웨슬리는 옥스포드 대학 시절에도 신앙 동아리를 만들어 의지를 하나님께 복종시키는 훈련에 힘썼습니다. 주위에서는 참 별나게 신앙생활 한다며 그들에게 “규칙주의자”(Methodists)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이후 웨슬리는 이 별명을 부흥운동의 이
기독시론
장기영 박사(웨슬리르네상스신학연구소)
2025.05.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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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학생들과 한인 2세들을 위한 수련회 인도 차 독일을 다녀왔습니다. 1998년 11월, 낯선 땅 독일에서 목회를 시작하여 2003년에 귀국한 후로 22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찾은 독일입니다. 이런 것을 감회가 새롭다고 하는 걸까요? 20년도 더 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추억이 깃든 곳에 이를 때마다 가슴이 ‘쿵쿵’ 설렜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곳에서는 그 낯선 느낌에 사뭇 긴장도 되었습니다. 설렘과 긴장을 오가며 하루 이틀 적응하고 나니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귀국한 후 20년도 넘게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그래서 다 잊어
기독시론
주석현 목사(평택교회)
2025.05.0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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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지루하게 기다려왔던 탄핵 정국은 끝이 났다. 승복은 미리 약속한 대로 지켜질 것이다. 이제는 파면 정국으로 들어섰다. 이 파면 정국이 혼란의 시기를 잘 매듭지을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기를 소망한다. 탄핵 결과에 대해 한 편에서는 승리의 쾌재를 부른다. 당장 새로운 질서가 주어진 것처럼 좋아하고 환영한다. 기쁨의 눈물을 쏟는다. 하지만 또 다른 편은 패배의 고배를 쓰라리게 맛보고 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절망같은 실망의 눈물을 마신다. 우리는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곧잘 잊어버려 힘든 사태
기독시론
정재우 목사
2025.04.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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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금 대통령 탄핵 정국을 보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그 폐해를 따지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론 분열이 심각하다. 계엄과 탄핵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국민은 양분되었다. 다름을 인정하는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이 난국에서 교회도 양분되고, 정치적 현안에 대해 찬반을 강요받고 있다. ‘애국 운동’이라는 명분으로,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거칠게 주장하는 목사들도 있고, 그런 교회들이 연대해서 광장에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보수 유튜브를 보면, 나라가 위기에
기독시론
신만교 목사 (서울북지방 · 화평교회 원로)
2025.02.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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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사람, 소외된 사람, 사회적 약자들을 짓밟는 삶의 방식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창조 세계의 환경을 마구 훼손하고 파괴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독재정치가 성경의 가르침일 수 없다. 소수의 사람이 독점하는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가 성경의 가르침일 리 없다. 위의 네 가지 내용과 연관하여 우리가 추구할 가치를 정리하면 이렇다. (1)양심과 사랑에 근거한 인도적 인륜도덕, (2)자연과 사회를 돌보는 생태적 환경윤리, (3)대화와 협치를 중심한 법치의 민주주의, (4)나눔과 섬김을 목표한 상생의 시
기독시론
지형은 목사 (전 총회장 · 성락성결교회)
2024.12.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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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을 지나는 것 같았다. 좌우 앞뒤 분간이 되지 않아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할 것 같아 두렵고 무서웠다.언제쯤 교회가 앞을 보게 될까? 언제쯤 교계가 투명하고 공정해질까?언제쯤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으로부터 걱정을 받지 않게 될까? 언제쯤 터널 속 안개는 걷히게 될까? 패거리가 되어 우리 안 개떼처럼 물고 짖으며 회복할 수 없는 자상을 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한국교회는 안팎으로 모두에게 걱정을 끼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자욱한 안개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길을 견디
기독시론
강철구 목사 (경기남지방 · 죽산대교회)
2024.11.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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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 28:19). 세계적인 전도학자인 로버트 콜먼(Robert E. Coleman)은 지상 대위임령의 핵심인 마태복음 28:19을 인용하며 전도의 핵심은 ‘제자도’라고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인 ‘제자 삼음’은 기독교 역사 안에서 꾸준히 실천되어 왔다. 특히 독일의 경건주의자와 존 웨슬리는 ‘교회 안에 작은 교회’로서 소그룹을 통해 복음전도와 성결을 실천하도록 격려했다. 현대의 제자도 실천은 성경과 기독교 전통에 기초해서 다양한
기독시론
주상락 목사 (바키대학원대학교 교수 · 은평교회 협동)신문
2024.10.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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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9월 장로교 총회에서는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사안들이 논의되고 결의되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주요 사안은 목회대물림 방지, 정년연장 반대, 여성 사역자의 강도권 인정, 여성 사역자의 처우 개선, 성범죄와 아동학대 예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첫째, 통합총회는 목회대물림방지 조항 삭제 청원을 부결하고,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통합총회 헌법 제28조 6항에 따르면, 위임·담임목사나 장로의 직계 가족은 후임으로 청빙할 수 없으나 자립대상교회(미자립교회에 해당)의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 교단의 경우
기독시론
조내연 목사 (명지대 교목 · 수정교회 교육목사)
2024.10.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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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사도행전 1장 8절이다. 요한복음 3장 16절과 더불어 성경 전체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아주 익숙한 몇 구절 중 하나다. 목회자들이 이 내용을 많이 설교하며 강조했다. 이 구절이 왜 중요한가? 목회자들이 왜 그렇게 이 내용을 강조하나? 한국교회는 이 구절을 정당하게 해석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이 구절에서 문장의 중심 요소를 찾아보자. 부차적인 내용을 빼는 방식으로 해보자. ‘성령이 임하셔서 너희가 권능을
기독시론
지형은 목사 (서울제일지방 · 성락성결교회)
2024.08.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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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한민국의 종합 출생률은 0.72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말은 100쌍의 남녀가 결혼하여 72명의 자녀만 둘 뿐이고, 다시 한 세대가 흐를 때까지 저 출생률을 유지한다면 26명의 자녀를, 그리고 그다음 세대는 10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베이붐 시대에는 매년 1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했는데, 2023년에는 23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인구학자는 이 저출생률 추이가 유지된다면, 100년 안에 한민족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인구 정책에는 여야도, 좌우도 있을 수 없다. 2006년 이래 대한민국
기독시론
이길용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2024.07.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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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교회가 멀어 가끔 집 근처 교회엘 나가곤 한다. 퇴계원 빛과소금교회는 지역사회에 관심이 크다. 교회 인근 어려운 이웃들에게 솜이불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낡은 가옥을 수리해주기도 한다. 이번 창립 117주년에는 교인들에게 1만원 짜리 쿠폰을 나눠주었다. 교회 주변 음식점들을 이용하라고. 1,200만원 어치의 쿠폰을 나눠줬으니 적어도 배 이상의 매출은 오를 것이다. 정부도 하지 못하는 일을 했다고 칭찬을 해드렸다.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던 최부자의 7계명이 떠오른다. 주민 대상으로 문화센터를 운영하
기독시론
이의용 장로 (교회문화연구소장·전 국민대 교수)
2024.07.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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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맹시(Change Blindness)는 주변에 일어나는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변화맹시를 실험한 여러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공을 패스하는 농구팀이 공을 몇 번이나 패스하는지를 세어보라고 했다. 패스하는 공의 수를 세어보느라 지나가는 고릴라인형을 보지 못했다. 패스하는 공의 수에 집중함으로 다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변화맹시다. 지도를 들고 길을 찾는 사람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요청받은 사람은 길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데 관심을 갖다보니 사람에게 소홀해진다. 심지어는 도움을
기독시론
이희철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장)
2024.06.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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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는 50주년을 맞이해서 “지난 50년간 한국사회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무엇인가?”를 연구했고, ‘압축성장’이라는 답을 얻게 되었다. 즉, 한국사회는 ‘경제’만 압축 성장한 것이 아니라 인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미디어, 보건, 그리고 종교까지도 다른 나라에 유례가 없는 ‘압축성장’을 했다. 사회발전연구소는 다양한 분야들의 압축성장을 다룬 ‘압축성장의 고고학’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최근 한국사회가 빠르게 ‘압축성장’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압축쇠퇴’하여 축소사회
기독시론
주상락 박사 (서울신학대학교 강사·은평교회 협동목사)
2024.06.05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