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시대 다음세대 위한 대책있는지
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도 지나치지 않은게 현실이다
2023년 대한민국의 종합 출생률은 0.72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말은 100쌍의 남녀가 결혼하여 72명의 자녀만 둘 뿐이고, 다시 한 세대가 흐를 때까지 저 출생률을 유지한다면 26명의 자녀를, 그리고 그다음 세대는 10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베이붐 시대에는 매년 1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했는데, 2023년에는 23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인구학자는 이 저출생률 추이가 유지된다면, 100년 안에 한민족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인구 정책에는 여야도, 좌우도 있을 수 없다.
2006년 이래 대한민국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쏟아부은 예산이 무려 280조 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받아 든 성적표는 출생률 0.72라는 발표하기도 부끄러운 매우 초라한 수치일 따름이다.
저출산 문제는 곧바로 교회의 위기로 이어진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2023국민종교분포 및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비율은 37:63이다. 절반을 넘어 압도적인 비율로 비종교인의 비율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정부 주도의 <2015 인구센서스 조사>에서 비종교인의 수가 47%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16%나 비종교인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 수치의 대부분을 2030 세대 이하가 이끌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청소년의 종교인 비율은 27.6%에 머물렀고, 72.4%가 비종교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나 할까? 청소년 종교인 중 절반이 개신교인이다. 하지만 절대 수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상대적 비율만 높다고 심정적 위안을 삼는 것은 현명한 태도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20대 교회 출석자 비율은 최근 6년 사이 3배 가까이나 감소했다.
각 교단의 정식 통계를 비교해 보아도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주요 6개 교단의 통계를 대략 10년 단위로 살피면, 2011년 880십만 명 정도이던 신자 수가 2020년에는 700만 명 초반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략 20%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세이며, 이를 대략 연도별로 추산하면 평균 3.5% 이상의 감소세이다.
이 추세를 그대로 단순 계산하면 2030년 개신교회의 신자 수는 대략 560만, 2040년에는 450만 정도로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우리 교단의 경우도 이 감소 비율을 단순 산입하면, 2030년도에는 신자 수 20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다.
꼭 통계를 들이대지 않는다고 하여도, 현장에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목도하고 있지 않는가. 제법 규모를 갖춘 교회라도 교회학교 학생부의 숫자는 출석하는 전체 교인에 턱없이 모자라는 현상 말이다. 출석 교인의 자녀들도 생물학적으로 줄어들었고, 거기에 더해 20대 이하의 청소년들의 비종교인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청소년층은 전체 신자율 3% 미만의 ‘미전도 종족’이라는 자조 섞인 한숨이 나온 지 제법 되었다.
이렇게 현실은 우리에게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라 증언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리고 교단은 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때가 아닐까?
교회와 교단의 목회와 정책 방향에 미래 교회를 위해 꼭 필요한 ‘다음 세대’를 위한 적절한 대비와 반영은 하고 있는지, 교회와 교단의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에 이들 세대의 목소리는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또 적절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 그래서 내일 우리의 교회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또 물어도 지나치지 않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