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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지금 ‘돌봄의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앙을 가진 교인들조차 절반 가까이가 외로움을 느끼며,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이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외로움의 시대에 교회조차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가족 돌봄 기능의 약화 또한 상징적이다. 예전에는 가정이 돌봄의 가장 기초 단위였지만, 이제는 병원·요양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1인 가구의 증가, 경제적 압박, 그리고 세대 간 단절은 ‘함께 돌보는 문화’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사설
한국성결신문
2025.11.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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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시간 개념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종말의 때를 바라보며 현재를 사는 것입니다.시간 속에 갇혀 사는 인간에게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자신의 비전을 성취하며 살아가는 삶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인간에게 허락된 시간은 바로 ‘현재’라는 사실입니다. 현재는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귀한 시간이며,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신앙과 인생의 질을 결정합니다.이 주어진 시간을 두고 어떤 이는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고, 어떤 이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만을 바라보며 불안 속에서 헤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
칼럼
박승로 목사(전 미주총회 총무 이작교회)
2025.11.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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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은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회의 일상을 멈추게 했습니다. 예배와 모임이 중단되고 사역의 패턴이 흔들렸지만, 이 ‘멈춤’은 파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멈춤을 통해 교회와 목회자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셨고, “무엇이 본질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크게 달라졌지만, 복음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습니다. 예배의 형식은 변했으나 중심은 더욱 분명해졌고, 멈춤은 정지가 아니라 방향의 재설정이었습니다.교회의 구조와 사역은 오랫동안 톱니바퀴처럼 돌아갔습니다. 많이 모이고 큰 프로그램을 운
독자기고
이명관 목사(경남서지방 진주교회)
2025.11.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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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단톡방에서 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담임목사의 ‘저의 조기 은퇴에 관하여’라는 글을 읽은 본지 김양홍 편집위원께서 단톡방에 그 소감을 밝히셨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부터의 인연이 살아있기 때문이겠지만 김변호사는 지목사의 은퇴의 변을 “읽자마자 마음이 먹먹해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남의 글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경우가 너무나 드물어진 세상이기에 그 전후를 소개하고 싶다.▨… 조기은퇴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창립 60주년을 맞은 성락성결교회가 100년을 향해 새롭게 도약하도록 하루라도 빨리 젊고 훌륭한 목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5.11.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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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은 추수감사주일이다. 추수감사절은 단순히 농사에서 얻은 결실을 감사하는 날에 머무르지 않는다. 씨를 뿌리고 가꾸는 수고는 우리의 몫이지만, 그 결실을 맺게 하시는 분은 철저히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결실의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감사하는 것이 추수감사절의 본질이다.추수감사절의 의미는 농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회가 지키는 이 절기는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날이다. 농사든 사업이든 공부든, 혹은 삶의 작은 순간조차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이다. 청교도들이 신대륙에서 첫
사설
한국성결신문
2025.11.1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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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다른 길(altera via)’을 걸어간 사람들에게 깊은 도전을 받곤 한다. 각자의 경험은 다르겠지만, 대개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의 행동을 통해 세상과 사물을 다시 보며 이해하는 희열을 얻는다.A.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에서 ‘중국 벽지에서 35년간 묵묵히 헌신한 프란시스 치점’과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 자리까지 올라 권력을 손에 넣은 안셀모 밀리’가 그러한 인물의 전형이다. 두 사람이 걸어간 전혀 ‘다른 길’의 궤적을 따라가보면, 누가 하나님의 집에 진정 도달할 수 있었을지 깊이 성찰하게 된다. 이처럼
칼럼
윤철원 교수(서울신대 신약학)
2025.11.1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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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사역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아이들과 잘 놀면 된다.” 이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의외인가 보다. 그러나 교사와 목회자로 40년 넘게 다음세대 사역을 한 나의 대답은 변함이 없다.“잘 논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통을 잘한다는 말이다. 소위 아이들의 ‘인싸’가 되었다는 말이다. 주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우리와 함께 하신 것처럼 우리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뜻이다. 그렇게 일대일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아이들은 비로소 복음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칼럼
전경호 목사(다음세대코칭센터 대표)
2025.11.1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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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해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 과목 학기말 고사 논술시험. 주제는 ‘예수께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에 담긴 종교적이고 영적인 의미를 서술하라’였다고 한다. 강의실 안에 있는 모든 학생이 저마다 지식과 지혜를 다하여 열심히 답안지를 작성해나갔다. 그런데 한 학생만은 단 한 글자도 적지 않은 채 한참을 창밖의 경치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예 포기한다는 것일까.▨… 빨리 또는 늦게 답안지를 모두 제출한 뒤 아직도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학생을 향하여 교수는 “단 한 줄이라도 적어내야 낙제는 면하지 않겠는가”라고 걱정되는 부분을 진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5.11.12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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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교육국에서 유아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한 교재, 『믿음의 가정을 세우는 화목한 가정예배』(도서출판 사랑마루)를 출간했다. 이번 가정예배서는 단순한 예배 지침서가 아니다. 신앙의 중심을 다시 가정으로 회복시키고, 흔들리는 가정을 믿음의 공동체로 세우기 위한 구체적 실천서로서 의미가 크다. 특히, 52주간 가정예배와 실천 미션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자녀들과 함께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기획 되었다. ‘믿음·감사·사랑·용서·소망·성결·은혜·예배’ 등 신앙의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한 해 동안 자녀와 함께 배우고 실천하도록
사설
한국성결신문
2025.11.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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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에 가면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봅니다. 양로원 스텝들이 최선을 다해 거주하시는 분들을 세심하게 돌봅니다. 거주하시는 분들끼리 서로 아끼는 모습입니다. 걸을 수 있는 분들은 휠체어를 타신 분들을 밀고 가십니다. 혼자 서기 힘든데도 기꺼이 돕습니다. 특히 식사시간이 되면 그런 장면을 자주 봅니다. 양로원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서먹해 하는 분들이 있으면 좀 오래되신 분들이 챙깁니다. 친절히 다가가 이것저것 안내합니다. 혹 외로움에 빠져 눈물 흘리는 분이 계시면 다가가 등 토닥이며 위로합니다. 그리곤 친구가 되어줍니다. 인종과
독자기고
차학주 목사(미주 풍성한교회)
2025.11.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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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교회는 ‘지시와 통제’ 중심의 운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다.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권한 분산은 교회 의사결정 문화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넓게 연결되어 있으며, 위계적 전달보다 참여와 존중을 기대한다. 이 변화 속에서 당회, 사무총회, 직원회와 같은 회의는 목회 리더십의 실체가 드러나는 장이 된다. 현대 목회는 수평적 리더십을 전제로 한 코칭 접근을 회의에 적용해야 한다. 코칭은 방임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사람을 세우는 대화의 기술이며, 질문·경청·격려·피드백이라는 단순한 도구로 구성
칼럼
홍삼열 목사(한국코칭선교회 대표)
2025.11.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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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71호 한국성결신문 애오개는 “같은 고향의 한 교회에서 자라나 신학대학을 거쳐 평생 목회의 길을 걸어온 선후배 목사들 몇이 모처럼 부부동반으로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는 누가 들어도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향기로운 꽃내음은 천리를 간다는 말이 왜 회자되는가를, 인간의 이야기가 어떻게 향기로울 수 있는가를 굳이 풀어 설명하지 않아도 동의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1950, 1960년대의 이땅의 가난은 겪어본 사람들도 쉽게 입에 담아지지 않는 혹독한 것이었다. 서울신학은 입학조건으로 시험점수 이외에 ‘가난한 자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5.11.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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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의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11월 4일 열리기로 했던 연례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리지 못하는 등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그러면서 1980년 8월 6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한국교회 지도자 23명이 참석한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초청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가 연례 국가조찬기도회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런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국가조찬기도회를 비판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인용되었다
독자기고
한국성결신문
2025.11.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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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단의 정체성이 흐려진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의 전통이자 자랑인 사중복음의 본래 정신과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이다. 지난 주간 미국에서 열린 ‘웨슬리신학과 사중복음 세미나’에서 제기된 논의는 교단에서 사중복음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중요한 경각심을 준다. 일부에서 사중복음을 단순 전도표제로 축소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중복음은 단순한 전도 전략이 아니라, 한국성결교회의 신앙적 정체성을 담보하는 신학적·목회적 통합체다.사중복음은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이라는 네 축을 중심
사설
한국성결신문
2025.10.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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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결교회는 1905년, 카우만과 길보른이 설립한 OMS가 운영하는 동경성서학원에 입학한 정빈과 김상준이 1907년 5월 졸업과 동시에 귀국하면서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경성 염곡(현 중앙교회)에 ‘염곡복음전도관’을 설립하였다.당시 복음전도관은 오늘날처럼 특정 교파나 교단의 형태를 갖추지 않았다. 이름 그대로 ‘교파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에게든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복음, 즉 사중복음을 전하는 ‘급진적 성결운동’의 현장이었다.복음전도관은 초기부터 ‘한성 YMCA’ 예배공간을 매주 활용하며 전도 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타
독자기고
이한복 목사(정선교회)
2025.10.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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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목회는 목회자가 모든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람 안에서 일하시도록 여백을 열고, 성도가 스스로 깨닫고 주도적으로 변화하도록 돕는 사역이다. 가르침 중심에서 동행 중심으로, 통제에서 협력으로, 전달에서 대화로 전환하는 것이 코칭 목회가 제시하는 핵심 방향이다. 왜 지금 코칭을 목회에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영향력의 원리에 있다. 교회의 리더가 코칭형이 되고, 교회 문화가 코칭 철학과 정렬될 때, 말씀은 가정과 일터까지 살아 움직이는 영향력이 된다. 이 전환은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가고 있는가, 우리 교회
칼럼
이전호 목사(예장통합 충신교회)
2025.10.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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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해 돌보던 동양란이 가을꽃을 피워 은은한 향이 거실에 가득하다. 설원(說苑)에는 향기로운 꽃내음은 천 리를 가고 사람의 어진 베풂은 만 년 동안을 훈훈하게 한다(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 라는 말이, 논어에는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하는 이가 있다(德不孤 必有隣) 라는 말이 있다던가.▨… 같은 고향의 한 교회에서 자라나 신학대학을 거쳐 평생 목회의 길을 걸어온 선 후배 목사들 몇이 모처럼 부부 동반으로 모였다. 현역으로 사역하는 이, 은퇴한 이, 사는 곳, 나이, 건강, 주름살, 머리 색깔도 모두 다르지만, 이야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5.10.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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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6일은 종교개혁기념주일이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과연 교회가 교회다운가’라는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종교개혁은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가지 표어를 통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었다.이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정신은 바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소명 속에 담겨 있다. 이는 지속적인 자기 갱신이 필요하다는 선언이지만, 한국교회는 수많은 윤리강령 발표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는 이제 외적인 비판에 낙심할 것이
사설
한국성결신문
2025.10.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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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못한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견디기 힘든 치욕과 절망의 시간을 마주한다. 오늘날 교회를 구성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지금이 바로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한국교회는 이제 끝났다’라는 냉소적인 평가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그러나 성경은 위기에 직면할 때 상처받은 마음을 감정 치유의 방식으로 달래기보다 문제의 근원을 찾아 회개하고 하나님을 찾으라고 가르친다(렘 29:13).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절실한 성찰은 무엇일까?무엇보다 종교가 세상과 별반
칼럼
윤철원 교수(서울신대 신약학)
2025.10.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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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종교개혁 508주년의 해이다. 종교개혁은 개신교의 출발점이요, 정체성의 원천이다. 종교개혁에 대한 물음과 숙고는 그것이 교회의 현주소를 목도하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1517년 95개조 면죄부 반박문을 내건 마르틴 루터의 외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사에 의미 있는 세 가지 500주년이 겹친다. 루터의 후원자이자 신앙의 보호자였던 선제후 프리드리히 현제의 서거 500주년, 루터와 카타리나 폰 보라의 결혼 500주년, 그리고 루터의 대표 저작인 『노예의지론』(De Servo Arbitrio) 출간 5
기독시론
정병식 교수(서울신대 교회사)
2025.10.22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