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성결로 개혁 완성해야
오는 10월 26일은 종교개혁기념주일이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과연 교회가 교회다운가’라는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종교개혁은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가지 표어를 통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정신은 바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소명 속에 담겨 있다. 이는 지속적인 자기 갱신이 필요하다는 선언이지만, 한국교회는 수많은 윤리강령 발표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는 이제 외적인 비판에 낙심할 것이 아니라, 선언이 아닌 실천, 즉 교회의 내적 성숙과 거룩한 삶의 실천에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성결교단은 루터가 시작하고 칼빈이 발전시킨 종교개혁의 신학이 존 웨슬리에게서 온전한 구원론으로 완성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웨슬리는 구원의 대상인 인간의 성결에 주목했다. 그는 인간이 칭의와 중생을 경험한 후, 점진적인 성장의 과정을 거쳐 완전 성화(Perfect Sanctification) 또는 성결에 이른다고 가르쳤다. 루터의 칭의, 칼빈의 중생에 웨슬리의 거룩한 자녀 됨인 성결이 더해질 때, 이 ‘세 겹 줄’의 조화로써 개신교회의 구원론은 비로소 굳건히 세워지며 종교개혁 신학은 완성된다.
따라서 종교개혁의 완성자 웨슬리의 후손을 자부하는 성결교단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에 앞장서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다. 성결 신학이 강조하는 성화는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신앙이 아니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되어야 하는 과제다.
첫째, 개혁의 대상을 ‘나’에게 돌리는 내적 성결을 실천해야 한다. 웨슬리 신학의 핵심은 ‘나’의 내적 갱신에서 시작했다. 우리는 하나님 말씀 앞에서 정직한 중심을 회복하고, 예수 때문에 손해 보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조용한 내적 갱신’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사랑과 공의’를 회복하는 사회적 성결을 이루어야 한다. 헌금 액수를 믿음의 척도로 삼고 호화로운 교회당 건축에 열을 올리는 맘몬 숭배의 유혹은 500년 전 면죄부 판매로 본질을 잃었던 중세교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웨슬리가 역설했듯, 성결은 곧 ‘사회적 성결’로 이어져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차별과 분리를 거부하며 예수님의 섬김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성결의 열매는 사랑과 공의의 실천이어야 한다.
셋째, ‘하나됨’을 추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진보와 보수, 교단과 개교회에 이르기까지 분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었다. 성결교단부터 이 시대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의 견인차가 되어 화해의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종교개혁 508주년을 맞이한 오늘, 성결교회와 한국교회는 진정한 자기 갱신 없이 신뢰 회복과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교회의 무게 중심을 ‘나’의 욕심에서 ‘너’를 향한 희생과 섬김으로 과감하게 옮겨 놓아야 한다. 웨슬리의 성결 신학을 따라 삶의 모든 분야에서 거룩함과 섬김의 모범을 보일 때, 한국교회는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신뢰 회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미완의 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진정한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 웨슬리의 후예답게 거룩한 빛을 세상에 비추어 한국교회의 희망을 제시하는 사명을 담대히 감당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