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회-당회-사무총회, 회의도 바꾸자

지시와 통제 중심의 교회 운영은 결국 리스크
‘목사 의중’ - ‘다수 분위기’로 밀어붙여선 안돼 
‘질문-경청-격려-피드백’ 코칭적 회의 이끌어야

코로나 이후의 교회는 ‘지시와 통제’ 중심의 운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다.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권한 분산은 교회 의사결정 문화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넓게 연결되어 있으며, 위계적 전달보다 참여와 존중을 기대한다. 이 변화 속에서 당회, 사무총회, 직원회와 같은 회의는 목회 리더십의 실체가 드러나는 장이 된다. 

현대 목회는 수평적 리더십을 전제로 한 코칭 접근을 회의에 적용해야 한다. 코칭은 방임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사람을 세우는 대화의 기술이며, 질문·경청·격려·피드백이라는 단순한 도구로 구성원의 자발성과 책임을 끌어올린다. 

교회가 ‘더 옳은 결론’보다 ‘더 성숙한 공동체’를 지향하려면, 회의는 보고·지시의 순환을 멈추고 코칭적 대화의 순환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회의는 리더의 신학과 인격, 그리고 공동체의 문화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다수결만 강조되면 소수 의견은 쉽게 사라지고, 침묵은 곧 리스크가 된다. 코칭은 이 지점을 바꾼다. 서로 다른 시각을 위험 요소가 아니라 선물로 대하고, 반대 의견을 ‘갈등의 씨앗’이 아니라 ‘미리보기 경고등’으로 재해석한다. 

당회에서 장로 한 사람의 우려, 직원회에서 집사 한 사람의 다른 관점, 사무총회에서 한 부서의 염려가 의제의 위험요인을 드러내는 귀중한 데이터가 되도록 리더는 질문을 설계하고 흐름을 지켜야 한다. 

“지금 우리가 놓친 사실은 무엇인가”, “이 결정의 의도와 복음적 가치는 무엇인가”, “가능한 위험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정의 유익은 무엇인가”, “더 창의적인 대안은 무엇인가”와 같은 코칭형 질문은 듣는 사람을 방어하게 만들지 않고, 말하는 사람을 공격하게 만들지 않는다. 회의의 공기를 지키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과정이며, 코칭은 그 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코칭을 회의에 적용한다는 것은 회의 전·중·후의 전 과정을 바꾸는 일이다. 회의 전에는 질문을 설계하고, 회의 중에는 중립적으로 흐름을 지키며, 회의 후에는 배운 점을 정리해 다음 행동으로 옮긴다. 회의는 보고서 낭독이 아니라 공동 분별의 자리이므로 사실과 해석, 위험과 장점, 대안 제시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때 리더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프로세스의 편을 든다.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단계에서 같은 성격의 발언을 하도록 돕고, 발언의 길이를 조정하며,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다룬다. 

이렇게 하면 ‘목사님의 의중’이나 ‘다수의 분위기’가 결론을 밀어붙이는 일을 막을 수 있으며, 자료와 성경적 가치, 공동체의 실제 필요가 결론을 이끌도록 만들 수 있다. 수평적 리더십은 권위를 버리는 태도가 아니라 권위를 나누어 공동 책임을 세우는 태도이고, 코칭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와 절차를 제공한다.

코칭식 회의가 만들어 내는 변화는 명확하다. 

첫째, 발언 이전에 경청이 자리 잡는다. 경청은 존중을 낳고, 존중은 신뢰를 만든다. 둘째, 결론의 질이 높아진다. 위험을 먼저 다루고 장점을 나중에 다루는 흐름은 성급한 낙관을 줄이고 실행력을 높인다. 셋째, 문화가 바뀐다. 회의의 언어가 바뀌면 소그룹과 사역팀의 언어와 공기도 달라진다. 보고와 지시의 반복으로 지친 공동체가 학습과 성장의 리듬을 회복한다.

당회, 사무총회, 직원회가 이 언어를 배우면 교회의 의사결정은 더 공정해지고 더 지혜로워지며 더 복음적이 된다. 코칭은 회의를 바꾸고, 회의는 문화를 바꾸고, 문화는 교회의 미래를 바꾼다. 회의에서 질문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 하나님 나라의 방향을 바르게 잡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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