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믿는 형제들 사랑의 사귐은 천국의 교제 같으니 참 좋은 친교라 / 하나님 보좌 앞 다 기도드리니 우리의 믿음 소망이 주 안에 하나라”(찬송가 221장 1~2절) 영국의 시골마을 웨인즈게이트의 개척 교회 담임 목사였던 존 파셋(John Fawcett, 1739~1817)은 1772년 교회개척 7년만에 런던의 큰 교회인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받았다. 가난한 시골교회가 지급하는 생활비로는 4자녀와 함께 살아갈 길이 너무 막막했었기에 존 파셋 목사는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였다.

▨…간단한 이삿짐을 마차에 싣고 떠나는 날, 교회 문 앞에는 성도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모두들 눈물을 삼키며 “꼭, 떠나야만 하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서 “우리의 믿음 소망이 주 안에 하나”임을 확인한 존 파셋 목사는 “천국의 교제 같은 참 좋은 친교”를 포기할 수 없어 이삿짐을 다시 풀었다. 그 주일 예배 후에 찬송가 221장의 가사를 쓰고 1817년 7월 25일에 소천할 때까지 52년 동안 웨인즈게이트교회를 지켰다.(김경선, 『찬송가학』)

▨…목회의 길은 어디에서나 같은 것일까. 작은 교회 목회수기 박순영 심사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목회의 외길을 걸으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가슴에 남은 상처들을 아름다운 삶의 무늬로 승화시키고 순결하고 성결한 하나님의 숨결을 드러낸 이들의 이야기를 직면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혀 주었다. 요컨대 목회의 외길은 영국이든 한국이든, 18세기든 21세기든, 순결하고 성결한 하나님의 숨결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성결을 닮아가자고 부르짖는 이 시대의 이 땅에서는 왜, 큰 교회의 청빙을 사양하는 일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철없는 질문도 할 수 있느냐고 퉁바리 맞을까. 그래, 퉁바리 맞더라도 물어보자. 교단의 총무직을 맡기 위해서 자신이 목회하던 교회를 사임하는 분들은 총무 봉직 후에 돌아갈 교회를 설마하니 이미 확정해둔 것은 아닐테고 그 경력에 다시 개척에 뛰어들겠다는 결단을 앞세웠다는 것일까. 어느 경우든 비범하다는 평가는 받을 만하지 않는가.

▨…목사이며 신학자인 어떤 분이 말했다. “나에게 가장 낯선 사람은 나 자신이다”(김남준,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요즈막 성결인들은 총무 선임이 우리 교단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헌법으로 규정해야 하는 필요조건인지를 의아해한다. 아무리 낯설다해도 최근의 총무직은 있어도 그뿐 없어도 그뿐이라는 냄새가 나는 것만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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