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무종교인 비율 급증이 전도의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다. 다원화돼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타종교인들뿐 아니라 무종교인들의 성향과 필요를 파악해 맞춤형 전도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만 19세 이상 4,7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교인 비율은 2017년 46.6%로 무종교인(53.4%)에 처음 역전됐으며, 2023년에는 종교인 37.1%에 무종교인 62.9%로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최대의 전도 대상은 타종교인이 아닌 무종교인이 된 것이다. 목데연은 최근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을 열고 무종교인의 종교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설문 결과도 공개했다. 목데연은 지역·성·연령별로 할당한 전국 만 19세 이상 무종교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무종교인들은 종교에 대한 관심이 ‘없다’가 83.1%, ‘신성한 것이나 초자연 현상에 관심이 없다’는 75.9%였다. 적어도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타종교인들과도 크게 대조되는 특성인 것이다. 이러한 이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의 존재와 복음의 가치에 대해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초월적 힘의 존재를 믿는다’는 답변이 38.3%여서, 무종교인들도 1/3 이상은 초월적 힘의 존재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먼저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할 전략을 개발하고 구사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종교에는 나름대로의 진리가 있다’는 종교다원주의적 응답이 58.6%였고, ‘오직 한 종교에만 진리가 있다’는 응답은 0.5%에 불과했다. 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임을 가르치는 기독교가 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거나, 더 나아가 거부감을 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의 근본적 가르침을 부정하거나 타협할 수는 없다. 다만 무종교인들이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을 이해하고, 그 토대 위에서 전도를 해나가야 한다. 영국의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도 다원주의 사회에서 일방적인 기독교 선포는 자칫 교만으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기독교 변증가인 팀 켈러는 자신이 따르는 신앙이 다른 것들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자기 중심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자기중심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근본주의는 폭력으로 이어진다고들 하지만, 불가피하게 (진리를 진리라고 믿기 때문에) 배타적일지라도 따르는 이들을 겸손하고 평화를 사랑하게 만드는 신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이 같은 인식에 도전한다.

‘종교의 유익(복수 선택 가능)’에 관해선 ‘위안과 위로’ 76.0%, ‘내적 평화와 행복’ 72.7%, ‘고난과 고통을 이기는 힘’ 66.1%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 34.1%, ‘영생·해탈 추구’ 27.2%, ‘건강·취업 등 목표 성취’ 17.4% 순이었다.

이는 기독교가 추구하고 집중해야 할 가치들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 준다. 물론 기독교의 최우선순위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은 영혼 구원이며, 기독교인들은 무엇을 하든지 이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전도 대상자들이 어떤 면을 교회에 기대하고 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대한민국은 감사하게도 기독교 신앙과 전도의 자유가 있고, 아직 교회의 저력이 살아 있다. 여러 부정적 지표들로 인해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기도하며 전략을 세우고 전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새 부흥의 길을 여실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