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주 창조의 정확한 시간은 기원전 4004년 10월 23일 오전 9시 정각이다. 성서에 등장하는 아담의 족보를 바탕으로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모든 연대를 역으로 계산하여 우주와 인간의 창조 시점을 확정한 17세기 북아일랜드 아르마그 성공회의 대주교 제임스 어셔(Jamse Ussher)의 주장은 당대의 권위 있는 지식인들에게는 이성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연대이자 신학적인 첨단지식이었다. 지금도 미국인의 2%인 620만 명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확신하고 있다는데 지금 우리는 어떤 신학과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을까.▨… 이명직 목사님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4.24 13:29
-
▨… 그리스 신화에서 실레노스는 지혜와 예언으로 평판이 나 있다. 이 디오뉘소스의 선생 실레노스를 환대한 소아시아 프뤼기아의 왕 미다스는 자신의 손이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소원이 이뤄지는 보답을 받았다. 그 미다스 왕에게 들려주었다는 실레노스의 가르침 한마디, “인간은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일단 태어났으면 되도록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다”(이수은, 평균의 마음)▨… 미다스 왕에게 들려준 실레노스의 가르침 한마디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한마디가 될 수 있을까. 작가 이수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4.17 14:48
-
▨… 릴케는 “때로는 한 조각의 빵보다 한 송이의 장미가 더 중요한 순간이 있다.”라고 했다(마지막 질문. 김종원). 광장에서 자주 마주치던 한 여인이 참 이상해 보였다. 노숙자로 보이는 그 여인은 애써 구걸하지도, 때로 돈을 주는 사람에게 고마운 표현도 하지 않았다. 며칠 뒤 릴케는 그 여인의 손에 장미 한 송이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뜻밖에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릴케의 손에 입을 맞추고는 장미를 가볍게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그는 말했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마음이지 돈이 아니기에….▨… 그리고 그녀는 일주일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4.10 11:39
-
▨… “초청받은 교회에서 전할 설교원고 작성을 마치고 호기심으로 AI에 설교 제목과 성경본문을 입력하고 원고를 기다렸다. 1분도 되지 않아 입력한 대로 제목을 중심으로 한 원고와 본문을 입력한 원고 2편이 나왔다. 참 신기했다. 나는 한 주간 동안 밤낮으로 생각하며 작성한 원고를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작성하다니… 내용을 분석하며 내가 작성한 원고와 비교하여 보았다. 내가 작성한 원고보다 논리적이고 언어도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통찰력도 있다. 나보다 잘 썼다(?).” (허상봉, AI가 써준 설교를 대독만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4.03 11:48
-
▨…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가수 정훈희가 1979년 에 참가해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Un Día Hermoso Como Hoy) 이란 스페인어 번안곡을 불러 최우수 가수상을 받은 ‘꽃밭에서’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화창한 봄날 산과 들에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어나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의 꽃을 보면서 그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궁금함은 이미 철학이며 시가 아닐까.▨… 우리는 예배의 자리에서, 주는 저 산 밑의 백합, 빛나는 새벽별이라며 즐겨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3.27 12:57
-
▨… 투르게네프의 명성 탓일까, 우리시대는 햄릿과 돈키호테 를 읽지 않았으면서도 사람을 ‘햄릿형’과 ‘돈키호테형’으로 구분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햄릿형은 자신의 자아까지 의심하며 행동이 사라져버린 창백한 지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묘사된다. 반대로 돈키호테형은 생각하는 것 보다 행동이 앞서는 어릿광대로 묘사되어 터무니 없이 저돌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을 두가지 부류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돈키호테에 대해서 어릿광대적이라는 또, 터무니없이 저돌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3.20 13:16
-
▨… 죽은 자도 살린다는 전설의 명의 편작이 자기도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 불치병(六不治)이 있다고 하였다. 첫째, 스스로 교만하여 의원이 가르치는 이치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는 병(驕恣不論 於理). 둘째, 몸은 하찮게 여기고 돈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병(輕身重財).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환자들뿐 아니라 국가 사회 전체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지성인들 사이에 소통의 가능 성은 정말 없을까.▨… 셋째, 먹고 입는 것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는 병(衣食不能適). 넷째, 몸과 마음이 함께 병들어 안정되지 않는 병 (是陰陽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3.06 16:23
-
▨… “민수기 7장(12~88)을 읽으며 (앞의 레위기는 더욱 그랬었지만) 그 지루함에 지쳤다. 일곱 절에 걸쳐서 한 족장이 드린 예물을 종류별로 상세하게 기록하고서, 그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철자하나 틀리지 않고 나머지 열한 족장이 드리는 예물목록이 반복된다. 그냥 나머지 족장들도 하루에 한 족장씩 차례대로 똑같은 예물을 드렸다고 한 절로 기록할 수 있는 내용을 7 ×11절에 걸쳐 기록하여 읽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대체 이런 지루한 내용이 우리에게 무슨 영적 고양이나, 하다못해 이스라엘 역사에 관해 유익한 지식이라도 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2.28 10:59
-
▨… 출사표(出師表)를 던진다고 하니… 제갈량은 위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떠나며 왕에게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신에게 역적을 치고 나라를 되살리는 일을 맡겨 주옵소서. 신은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이제 먼 길을 떠나거니와, 떠날 때를 즈음하여 표문(表文)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 더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다. 대규모의 군대(師團)를 출동(出動)시켜 적을 치겠다는 뜻을 담아 임금에게 올린 글(表文)을 출사표(出師表)라고 한다. ▨… 출마라는 말은 조선 후기(18~19C)에 중국의 송나라를 배경으로 쓴 것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2.20 21:00
-
▨… “눈먼 암탉이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데, 바른편 눈은 완전히 덮였고 왼쪽 눈도 반 이상 실눈이 되어 있었다. 먹이가 그릇에 가득하지 않으면 쪼아먹지를 못하고, 다니다가 담장에라도 부딪히면 헤매다가 돌아 나오곤 하니, 모두들 저래가지고는 새끼를 기를 수 없다고 하였다. 얼마 후 살펴보니, 별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뜰 주변을 떠나지 않는데 병아리들은 똘똘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다른 어미를 보면 절반도 제대로 못 기르는데 유독 이 닭만은 온 둥지를 온전히 길러내니 어쩐 일인가?”(이익, 닭 이야기·한글, 조창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2.14 11:29
-
▨… 구정(舊正)도 이중과세(二重過歲)도 아닌 ‘설날’이 다가온다. 육당 최남선은 설이란 말이 슬프다는 뜻의 서럽다, 섧다에서 비롯되어 서러운 날을 뜻한다고 하였다. 새로운 해의 첫날을 맞으며나이 한 살을 더하여 청춘이 지나가고 인생이 시들어 버린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서러울 수밖에 없다 하여 어원을 따졌으리라. 그래서 어떤 유명 가수는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절규하며 노래하였을까.▨… 전해순과 신용하는 설날의 말 밑을 달리 찾는다. 고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시작을 가리켜 서다라고 하는데 입춘대길(立春大吉)이란 춘첩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1.31 13:25
-
▨… 고령이신 어느 사모님께서 책을 한 권 보내 주셨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 ‘애오개’를 이렇게 쓸 수는 없느냐는 채찍인지 아니면 애오개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영역을 더 많이 넓힐 수는 없는가 하고 묻기 위한 의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림 에세이를 보고난 느낌은 한마디로 부끄러웠다. 자신의 삶이 지니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불만과 불평을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년 동안에 너로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지(신명기 8장)” 못하면서도 무슨 하나님의 종이냐고 들이대는 것 같아 그냥 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1.24 13:06
-
▨… 견리망의(見利忘義). 은 해마다 12월 말이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 발표하였다. 지난해 연말에 발표한 2024년도의 사자성어는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이 담긴 견리망의였다. 출세, 성공, 권력, 돈이 모든 가치관의 중심에 있는 이 시대를 풍자하는 경구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 상생과 민생이 사라진 정치, 교권이 무참히 짓밟힌 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현실, 증거도 없이 언론에 공개되는 의혹에 견디다 못해 유명연예인이 세상을 저버리는 선정적 사회, 무소유를 가르치면서 스스로는 권력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1.17 12:28
-
▨… 누가복음에 의하면, 2천여년전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첫번째 성탄일에는 수많은 천군이 천사들과 함께 부르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찬송이 울려퍼졌다.(누가복음 제2장) 그러나 2024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교회가 자리하고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교회가 한 도시 안에 자리잡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아파트 3층을 삼킨 불이 4층으로 번졌다. 두 살과 7개월 된 두 딸의 젊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1.10 11:27
-
▨… 한국인의 첫사랑은 “갑돌이와 갑 순이는 한마을에 살았더래요”로 시작해 서 “고까짓 것 했더래요”로 끝나는 대중 가요에서 그 전형(典型)이 나타난다. 서 구인의 첫사랑은 트로이와 미케네 문명 의 유적을 발견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 리만의 경우에 그 전형이 나타난다. 영원 한 사랑을 약속했던 어린 시절의 첫사랑 이 떠나버린 후에 그 아픔을 고고학 연 구로 사랑의 대상을 달리하여 인류 역 사의 신화를 사실로 발견하였다. 본질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지만, 시간과 환 경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양식 으로 드러나는 문화의 본질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4.01.03 11:33
-
▨… “타인을 속이는 사람은 건강하고, 자신까지 속이는 사람은 병들어 있다.”(칼 구스타브 융)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자신에게만은 진실하게 살고 있다는 믿음이 있고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러나 현대 심리학은 많은 이들이 자신이 인식하지 못할 뿐, 스스로 기만하며 살고 있음을 폭로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도 그런가? 하지 않고, 여전히 나는 아니야! 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보며 수많은 사람의 죽음과 파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열강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12.13 15:02
-
▨… “너무도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저로서는 인간다운 삶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살을 시도하기 다섯 번만에(네 번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자살에 성공한(?) 일본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인간 실격’을 “너무도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라고 시작한다. 일본문화의 기반을 부끄러움(수치)으로 이해한 루스 베네딕트의 증언(국화와 칼)을 익히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문화의 기저를 이룬다는 부끄러움에 이미 함몰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의 다른 자전적 소설 ‘사양’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12.06 12:52
-
▨… 하나님께서 바벨탑 건설을 중단시킨 것은 그 높이나 크기 또는 과정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목적 때문이었다. 그들이 하늘에 닿도록 높은 탑을 쌓고 이름을 떨쳐보자고 한 의도는 사방으로 흩어짐을 면하려는 뜻의 대역사였다. 하나님께서 태초의 사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가득하라는 명령을 주셨고, 새로운 시조 노아와 그의 후손들에게도 거듭하셨지만 시날 평야에 이르러 더 이상 전진하기를 거부하고 정착 생활을 시도한 것이 바벨탑이었다. ▨… 하나님께서 하란에 머물러 있는 거류민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가라!”(lek leka)라고 명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11.29 12:06
-
▨… 핵 전쟁이 벌어졌다. 살아남으려고 비행기를 탄 다섯 살에서 열두 살에 이르는 영국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했다. 소년들은 살아남기 위해 생존투쟁을 벌였다. 그 투쟁은 “인간의 자연상태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토머스 홉스의 정의를 소설의 형식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이수은, 평균의 마음) 인간의 본성은 악일지도 모른다는 속셈은 밀어 둔 채로…▨… “핵 분열의 엄청난 파괴력을 알게 된 인류가 과연 영속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냉전시대의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당시에 『파리대왕』은 인간 내면에 기저하고 있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11.14 08:52
-
▨…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곰탕에는 곰이 없고 유모차는 유모가 아닌 아기가 타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 또는 애매한 표현을 비꼬는 한동안 유행하던 우스갯소리였다. 붕어 모양 빵, 소고기 곰국, 젖먹이 수레 등으로 써야 정확하겠지만. 지하철 전동차가 지상을 달리고 마카다미아를 땅콩이라 하고 분식집에서 김밥을 팔고 남자 며느리나 여자 사위를 볼 수도 있는 시대이니 뭐라 하겠는가? ▨… 공자는 주(周)나라의 정치 이념이었던 예(禮)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종주(從周)사상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름과 실체가 일치해야 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11.0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