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곰탕에는 곰이 없고 유모차는 유모가 아닌 아기가 타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 또는 애매한 표현을 비꼬는 한동안 유행하던 우스갯소리였다. 붕어 모양 빵, 소고기 곰국, 젖먹이 수레 등으로 써야 정확하겠지만. 지하철 전동차가 지상을 달리고 마카다미아를 땅콩이라 하고 분식집에서 김밥을 팔고 남자 며느리나 여자 사위를 볼 수도 있는 시대이니 뭐라 하겠는가? 

▨… 공자는 주(周)나라의 정치 이념이었던 예(禮)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종주(從周)사상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름과 실체가 일치해야 한다는 정명(正名)사상을 주장하였다.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것(君君臣臣父父子子)이 정명이다.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하지 못하고, 말이 순하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못하고,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면 형벌이 알맞지 않고, 형벌이 알맞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곳이 없다고 하였다.

▨… 전복 빵에는 진짜 전복이 있다? 빵이나 쿠키를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어 지역 특산물의 이름을 붙인 다양한 브랜드의 먹을거리가 나오고 있지만 대개는 모양이나 각인, 소량의 성분만 포함된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전국의 전복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 완도에서 명물로 자리 잡은 전복 빵은 오동통한 전복 하나가 통째로 들어있다고 한다. 이름과 모양과 실체가 일치된 상품의 출현이 아니겠는가. 

▨… 예루살렘에 있는 양의 문(羊門) 옆에는 은혜의 집, 자비의 집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베데스다 연못이 있었다(요 5:2). 그러나 이름과는 달리 천사가 이 연못의 물을 소용돌이치게 할 때 치유의 은혜는 선착순이었고, 그때를 기다리는 병자들의 신음,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자들의 비명과 탄식, 악취가 가득한 살벌한 집이었다. 양의 문이 아닌 약육강식의 문이었다. 

▨… 성결교회의 이름은 무슨 뜻인가. 공자께 물어도 교회는 교회답고 목사는 목사답고, 장로는 장로답고, 신자는 신자다운 것(敎敎牧牧長長信信)이라 할까? 예수께서 오시니 이름대로 양의 문이며 자비로운 집이 되듯 “성결교회는 주의 영으로 충만한 지도자, 신자, 교회입니다.”라는 종주(縱主) 신앙으로 바른 이름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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