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리망의(見利忘義). <교수신문>은 해마다 12월 말이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 발표하였다. 지난해 연말에 발표한 2024년도의 사자성어는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이 담긴 견리망의였다. 출세, 성공, 권력, 돈이 모든 가치관의 중심에 있는 이 시대를 풍자하는 경구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 상생과 민생이 사라진 정치, 교권이 무참히 짓밟힌 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현실, 증거도 없이 언론에 공개되는 의혹에 견디다 못해 유명연예인이 세상을 저버리는 선정적 사회, 무소유를 가르치면서 스스로는 권력이 되고 세상으로부터 지탄받는 일에 거리낌이 없던 사람이 방화 자살해도 오히려 소신공양으로 미화되는 종교. 예배당의 크기와 교인의 숫자가 권력이 되고 성공이 진리가 되는 오늘의 교회는 견리망의의 경구와 상관이 없을까?

▨… “실패하면 쿠데타요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궤변이 관람객 1천2백만을 넘는 흥행에 성공하고 이와 정비례하는 국민적 혈압상승이 계속되어도 여전히 우리의 역사는 ‘서울의 봄’은 과거가 아니라 ‘서울은 봄’이라는 현실. 이 영화를 여러 번 보고 분노하며 1979년 12월 12일 하루의 사건을 분초 단위로 알아 설명할 수 있다면 역사를 아는 것일까? 우리가 이미 죽은 사람들에 대하여 분노하고 또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다고 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의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고 자녀들 앞에 떳떳한 아버지 어머니이며 선배일 수 있을까?

▨… 성공한 쿠데타는 정죄할 수 없고 통과된 표절 논문과 학위는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면, 교회는 로마제국의 위계질서와 천국 열쇠를 가진 하나님의 대리자 성모의 무흠수태를 거슬러 유대교 바리새인들의 종교성까지 모방해야 할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어디에 세워야 할까? 그분이 흘리신 대속의 피는 무슨 효험이 있을까?  

▨… 이익(李瀷 1681~1763)의 성호사설에서 ‘이익을 보고 의를 잊으면 깨닫고 나서 후회할 것이다(見利忘義覺時悔).’라고 했다는데, 잊은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아둔함이 후회할 기회조차도 가로막기 때문이리라. 예수께서 “의에 대하여라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니…” 라고 하신 것은(요 16:10)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이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대속의 길임을 가르치심이며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알리실 것이라 하셨으니 인간은 스스로 깨닫지 못함을 알리신 것이 아닐까? 주님 도우소서,교회를! 성령이여 오소서 우리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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