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에서 ‘회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다
이스라엘 성서현장 10-통곡의 벽
성서의 땅의 '회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다


무너진 성벽 위에 다시 성벽을 쌓는 건축 방식으로 인해 예루살렘 성전의 서쪽 벽 일부는 옛 흔적이 남아 있다. 벽을 꼼꼼히 살펴보면 밑 부분부터 위로 갈수록 돌의 크기가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돌을 쌓은 시대 차이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맨 밑에서 7단까지는 제2성전 시대의 것이고 그 위의 4단까지는 로마 시대 덧붙인 것이며, 그 위는 터키 시대의 돌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설과 함께 예루살렘 멸망에서 한동안 유대인들에게는 예루살렘에 들어오지 못했는데 이후 비잔틴 시대 1년에 한번 성전이 파괴된 날에 예루살렘에 들어오는 것이 허용되었고 그 때마다 유대인들은 이곳에 모여 성전을 두들기며 통곡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이브월(유대력 5월) 9일을 성벽이 파괴된 날로 지켰고 이러한 전통이 오늘에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통곡의 벽은 남성과 여성의 출입문이 다르다. 중동 문화의 반영이라 생각하며 남여평등이라는 기준에서 바뀌어야 할 악습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한편으론 ‘남성과 여성 모두 편하게 기도할 수 있는 시간도 되겠다’라며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유대인들은 ‘키파’를 눌러쓰고 ‘테필라’라는 끈을 손에다 칭칭 감고 통곡의 벽을 향해 나아간다. 그들을 뒤따라 종이로 만든 키파를 쓰고 통곡의 벽을 향했다.
통곡의 벽에는 많은 유대인들이 머리를 흔들며 기도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 전통 유대인복장을 한 사람들도 섞여 있고 토라를 읽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통곡의 벽에 오면 순례자들은 가슴 속에 담은 기도를 하나님께 드린다. 또한 소원을 적은 종이를 벽 틈에 끼워 넣으면 소운 성취가 된다는 소문도 있다. 성벽 돌 틈 사이에는 빽빽이 종이가 꽂혀 있다. 기도제목을 적은 ‘크비틀’은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을 정도다. 기복적인 신앙임은 분명하지만 인간의 기원, 하나님을 향한 마음, 정성이라고 본다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남성들이 들어서는 통곡의 벽 왼쪽 편 안쪽 ‘윌슨 아치’ 아래쪽으로 들어서니 정통파 유대인들이 통곡의 벽을 향해 기도하고 있었다. 이곳의 지하에 묻힌 17단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그 묻혀 있는 일부가 옛날 성벽의 일부라고 한다. 기도방도 마련되어 있고 기도탁자도 마련되어 있다. 토라를 읽고 외우는 정통파 유대인들 모습을 보면서 종교적 열심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한국인의 열심을 만나게 된다. 그들 유대인의 모습에서 새벽 교회에 나와 눈물로 기도하는 우리네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움찔해 진다. 감동이 몰려 온다. 하지만 안타까움도 몰려 왔다.

오늘 많은 기독교인들도 통곡의 벽을 찾아 하나님을 향해 기도한 후 발걸음을 돌린다. 그 통곡의 벽을 부여잡고 조용히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내 조국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은다. 주 예수여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