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소망교회의 기적

열정은 가득한데 방법을 몰라
목회코칭선교회 컨설팅 받고
매일 전도 나서는 등 각고 노력

은평교회 선교팀도 전폭 지원
파자마 파티 등 꾸준한 초대

마침내 올 여름성경학교서 결실
주민, 교회 보는 눈도 바뀌어
신뢰 얻게 되며 부흥기틀 마련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2층 상가 작은 교회에 모처럼 아이들 소리로 떠들썩하다. 

지난 7월 27~29일 열린 오산 소망교회(박병주 목사) 여름성경학교에 어린이 30여 명이 참여했다. 50~ 60대 성도가 주를 이루는 소망교회에는 얼만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가 고작 4~5명에 불과했다. 작년 여름성경학교에도 10명 정도 참석했다. 

이번 여름성경학교에 아이들이 소망교회로 몰려온 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일이 아니다. 다음세대 전도에 매진하여 교회학교의 부흥을 일군 것이다. 

사실 소망교회는 오랜 기간 심각한 부흥의 침체를 겪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박병주 목사는 “전도에 대한 마음은 가득했지만, 방법을 모르는 상황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며 초반에는 단순히 노력만으로 되는 시기도 있었는데, 그 시점이 지나니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고 막막함을 토로했다. 

다음세대를 살려야 교회도 산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다. 이렇게 자력으로는 도저히 힘들겠다 싶을 때, 소망교회에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있다. 바로 목회코칭선교회 대표 유윤종 목사다. 박병주 목사는 다음세대 부흥에 대한 소망을 갖고 교육목회 전문가인 유 목사를 찾아갔다. 다음세대 목회코칭을 요청해 교사들과 함께 코칭을 받으면서 ‘재미와 감동’으로 어필해야 함을 배웠다. 매일 전도 나갔고, 다음세대 헌금도 따로 책정하여 동네 편의점 쿠폰 제작, 심방시 간식 구입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인력과 재정적인 여력이 부족했던 소망교회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때 은평교회(유승대 목사)가 또 다른 구원자로 나섰다. 평소 선교와 전도로 잔뼈가 굵기로 유명한 은평교회는 본격적으로 소망교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올초 팀 조직 이후 6군데로 파송할 국내외 선교팀을 위한 선교학교를 진행했고, 6월부터는 소망교회로 파송될 팀원들이 본격적으로 모였다. 

 

은평교회 선교팀, 여름사역 준비 기간에 소망교회에 방문해 길거리 전도에 나섰다. 이때 만난 아이들이 여름성경학교에 다수 참석했다.

선교팀의 달력은 ‘오산 선교 일정’으로 빼곡했다. 매주 모여 기도하고, 토요일마다 와서 교회 근처 길거리 전도에 함께 나섰다. 소망교회는 ‘어린이 해피데이’ ‘미니운동회’ ‘1박 2일 파자마파티’ 등으로 아이들을 교회에 계속 초대했는데, 이 때도 선교팀이 힘을 보탰다.

결과는 놀라웠다. 소망교회는 물론 인근 지역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은평교회가 자신들의 전도 노하우와 체계적인 선교 시스템을 소망교회 사역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한 은평교회 선교팀.

물론 은평교회 입장에서도 이는 매우 모험적인 일이었다. 자신들의 주 지역도 아닌, 타 교회 지역에서 매주 전도를 한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익숙치 않았고, 그 효율 역시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그 결실은 매우 분명했다. 반복적으로 주님을 전하는 선교팀에 지역 사람들이 점차 긍정적인 관심을 보였고, 실제 다음세대 아이들의 교회 출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다음세대, 즉 아이들이 은평교회와 소망교회가 함께하는 선교팀에 높은 관심과 호응을 보내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은평교회가 가진 전도 노하우가 한층 힘을 발한 결과로, 선교팀이 여름 사역에 앞선 준비 모임에서 아이들이 선호하는 분야와 관심 주제, 접근 방법과 공감력 등을 미리 준비하고 훈련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여름성경학교에는 역대 최다 인원이 몰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결코 꿈도 꿀 수 없는 숫자였다. 그래서인지 성경학교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여름성경학교, 폭염을 이기는 시원한 물놀이로 다음세대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다.

‘하나님 나라 재료 찾기’에 나선 다음세대 아이들은 교사와 함께 인생네컷 찍으며 ‘우정’을 키웠다. 또 아트박스에서 ‘사랑’의 선물을 고르고, 탕후루를 먹으며 ‘기쁨’을 나눴다. 신나는 물놀이로 추억도 쌓았다. 이렇게 놀이를 통한 학습과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미션을 통과하며 아이들은 하나님 나라를 배웠다. 

박병주 목사와 소망교회 성도들은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결코 잊지 못할 뜨거운 여름을 경험하게 됐다. 

은평교회 성도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성경학교를 위해 700만 원을 헌금해 보내거나, 수박, 옥수수 등 푸짐한 간식도 후원했다. 무엇보다 이미 3년간 1차 지원을 받은 소망교회가 추가 지원 요청을 했을 때 기꺼이 후원을 연장해 주었다. 

박 목사는 “은평교회의 열정적인 헌신과 도움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경험으로 다져진 전도 프로그램과 노하우 가득한 여름성경학교 운영, 무엇보다 진심어린 지원은 소망교회 내부에도 큰 도전을 줬다”며 “은평교회와 함께한 경험과 노하우로 다음세대를 키워갈 소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은평교회 청년부를 이끈 김낙원 목사는 ‘평소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는 교회가 될 것’과 전도로 모은 아이들을 정착하게 할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 전도 나갔을 때, 지역 주민들이 교회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느꼈다”라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알리고 신뢰받는 것이 중요한데, 소망교회가 그랬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찾지 않은 허름한 상가 교회에 어린이들로 가득 찬 모습은 다음세대 전도를 위한  열정과 전문적 컨설팅, 그리고 큰 교회의 전폭적 지원과 청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은평교회와 소망교회의 이런 사례는 다음세대 전도문이 가로막힌 한국교회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작은교회는 갖출 수 없는 큰 교회만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함께 공유하고, 나눠주며, 지원할 수 있다면 작은교회 역시 충분히 부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기 때문이다.

소망교회와 은평교회의 사례처럼 다음세대 전도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협력할 때 더 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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