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기을 주름 잡는 대장의 이야기

무엇보다 스토리가 재미있다. 문제를 돌파하는 힘이 역동적이고 거침이 없다.

오늘도 부산 우암동 마실길에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작은 선물이라도 쥐여주면서 활기차게 목회하는 ‘대장’을 만날 것만 같다. 나중에 찾아와 구시렁거리는 사람에게 부침개라도 한 장 챙겨드리는 손길어 얼마나 미더운가.

전도하기가 힘들다고, 목회 비호감 시대가 되었다고 걱정이 많다. 그러나 김은식 목사의 수기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김밥을 말 일손이 없으면 목사가 직접 시내에서 호두과자라도 하나 사오는 식이다. 몸으로 때우니까 비호감이니 뭐니 하는 말이 스며들 틈이 없다.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동네 한 점술가를 회개케 하여 크리스천이 되게 한 후 신당을 부수는 장면이다. 필자는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삶의 모습 그대로 ‘무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거니와, 신당을 부수고 찢어서 스타렉스 한 차 가득 실어내는 이야기가 압도적이다. 어떻게든 한 영혼을 살리려는 목회자의 노력에 임하는 하나님의 역사가 손에 잡힐 듯 느껴진다. 

필자는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리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려주리라”(눅 6:38)는 말씀을 인용한다. 이 대목을 읽을 때 독자들은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랑일까? 물론 가장 큰 개념은 사랑이다. 그러나 아가페적인 무한한 사랑, 이건 마음속에 담아둘 말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입 밖으로 내서 말하기엔 너무 대단하다. 

물질? 작은 교회에 베풀 물질이 넉넉할 리 없다. 그래서 이 시대에 주어야 할 것은 관심이 아닐까 싶다. 삶이 곤고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눈물과 땀에 대한 촉촉한 관심.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한다.

심사과정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한 선교사가 한 말일지라 하더라도, 그것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부담스러웠다는 의견이 있었음을 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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