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예수로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70세 이상 지역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드립니다.’ 현수막 걸고 전단지 돌렸다. 만나는 어르신들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면서 “또 주나~.”, “교회도 안 가는데 이렇게 맨날 받기만 해서 되겠나” 말씀하신다. 

그렇게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빈 세월이 6년이다. 교회 재정은 어렵지만 그래도 지역 섬김을 멈출 수 없기에 기회가 되는 대로, 크거나 작거나 나누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행사를 마친 그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성경 공부를 인도하고 있었다. 성경 공부 팀 점심 식사를 준비하던 사모가 문을 열고 “목사님 손님이 오셨는데 선교사님이라고 하네요, 어머니 구원 문제 때문에 오셨어요.” 선교사님은 OM선교회에 소속되어 파키스탄에서 선교하고 있는데 이번에 비자 문제로 잠시 가족과 함께 왔다고 했다. 감화교회가 있는 우암동 출신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무당이라고 했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우상을 치우고 예수 믿게 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요청했는데 이번에는 무슨 이유인지 어머니가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내가 교회 갈 것 같으면 감화교회로 가련다. 나는 감화교회 목사가 너무 밝고 좋더라”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선교사님은 도대체 이 교회가 어떤 교회이고 감화교회 목사가 어떤 목사이기에 이렇게 무당 어머니가 감화교회에 가겠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여 확인 차 들른 것이다. 하나님께서 선교사님의 마음을 안심시키시려고 인도하심의 은혜일까? 마침 화요성경공부에 참석해서 나와 교회를 보게 하시고 그리고 나와의 이야기 속에 감동을 하게 하셨다. 선교사님은 “어머니가 감화교회 가고 싶은 이유를 알 것 같다”라고 하면서 돌아갔다. 

1시간 후 선교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김 목사님~OOO 선교사입니다. 어머니께서 이번 주에 교회를 가시겠다고 하시네요. 제가 11시에 모시고 예배에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다음에 한번 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너무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척박한 땅에서 작은 예수로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주께서 보내시는 곳에서 그렇게 살겠습니다.’  

‘작은 예수로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교사님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남았다. 하나님께서 선교사님을 통하여 칭찬하여 주시는 것 같았다. 가슴이 벅찼다. 그래서 얼른 함께 기도하고 있는 교단 코칭 모임에 글을 올리고, 함께 기도하는 기도 그룹에 기도 요청했다. 그리고 교회에서 주무시면서 기도하시는 권사님에게 말씀드려 더 강력하게 기도하게 했다. 책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던 무당이 우리 교회도 오다니, 영적 긴장감이 생겼다. 

토요일 오후에 선교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들이 우상을 치운다고 하니 아들이 하지 말고 감화교회 목사님을 통해서 치웠으면 좋겠다고 부탁 좀 해 보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기도했다. 기도하는 가운데 그 집에 우상을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무당 어머니가 예수를 영접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우상을 그냥 쓰레기 버리듯 무의미하게 버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한 나름 장치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일종의 진술서와 같은 ‘결단과 각오’라는 문서를 작성했다.

<나는 지난 세월 동안 우상을 섬김으로써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지은 것을 회개하며 이 시간 이후로 이 모든 것들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님을 선포하고, 나의 죄를 사하시고 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이 모든 것들을 다 부수고 버릴 것을 다짐합니다...(이하 생략)>

다음 날 선교사와 무당 어머니가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 전 인사를 나누었는데 낯이 익었다. 그동안 교회 카페에 자주 오셨고, 행사 때마다 참석 하셨던 분이었다. 그동안 감화교회의 나눔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누라는 말씀을 붙잡고 고군분투하던 시간의 의미가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예배가 시작되고 말씀을 선포하는데 무당 어머니가 너무나도 기쁘게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영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었다.

예배 후 함께 식사를 마치고 무당 어머니를 향하여 복음을 전하고 예수를 영접케 하고 그 머리에 손을 얹어 안수하며 악한 영에 대하여 예수의 이름으로 떠나갈 것을 선포했다. 그리고 결단과 각오에 지장을 찍게 했다. 아들 선교사님도 증인으로 지장을 찍었다. 함께 집으로 가서 우상으로 가득 찬 방문을 열고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 모든 것을 처단하노라. 아멘!” 선포했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는 나에게 무당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그 어머니가 말했다. 

“목사님 이제 내가 한 사람 한 사람 교회로 데리고 갈게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하는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 
나는 선교사님의 무당 어머니가 그동안 많은 사람을 지옥 불로 인도했는데 이제는 그 사람들을 모두 옳은 데로 인도하여 하늘의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는 전도자의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그 복음에 더욱 힘을 받도록 오늘도 작은 예수가 되어 지역을 잘 섬겨 나아가고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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