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처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다. 나는 그들을 변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은 유대인을 잡으러 왔다. 나는 그들을 변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은 가톨릭 교인을 잡으러 왔다. 나는 그들을 변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가톨릭 교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다. 그리고 그 무렵엔 나를 변호해 줄 사람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 이글은 마르틴 니묄러(Martin Niemoeller)목사의 자기 고백이다. 니묄러 목사는 디트리히 본훼퍼 목사와 함께 아돌프 히틀러와 그의 나치 정권을 드러내놓고 비판했었다. 그의 비판수위가 독일의 양심을 흔들어 깨울만큼 높아지자 나치는 니묄러 목사를 체포하여 다하우 집단 수용소에 수감하였다. 본훼퍼 목사는 처형 당하였지만 니묄러 목사는 처형되기 직전에 미군이 진주하여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 “나는 나의 어린 네 자식들이 어느 날인가 그들의 피부색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지닌 인격의 내용에 의해서 가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나라에서 살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1963년 8월 28일 워싱톤에 있는 링컨기념관 앞에 운집한 군중 앞에서 행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중의 한 구절이다. 킹목사는 흑인인권 신장운동에 온 몸을 던졌으나 결국 암살이라는 폭력으로 숨을 거두었다.

▨… 본훼퍼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고난(십자가)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겟세마네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깨어있을 때라야만 믿음이 있는 자다. 그와 같은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노력을 본훼퍼는 회개라고 이름 지었고 이 회개에 의해서만 사람은 사람이 되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 주님의 고난에 참예한다고 바퀴달린 십자가를 끌고 대로를 활보하는 놀음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본훼퍼, 니묄러, 킹처럼 자신의 생명까지 주의 제단에 바치며 깨어 있는 삶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지는 십자가는 눈요깃거리 퍼포먼스일지는 몰라도 고난의 십자가는 아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려는 우리의 몸짓은 회개 이외에는 변죽일 뿐이다. 너무 지독한가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