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류정호 총회장에게 듣는다

2020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먼저, 전국 성결교회와 성결가족들 모두 새해에 바라는 모든 소망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고 늘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를 빈다.  내가 변하면 우리가 산다는 각오로 새해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교단과 교회, 나라와 가정도 내가 변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사랑과 용서와 화해, 자기 비움으로 갈등과 대결로 치닫고 있는 세상에 성결교회가 희망을 전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 성결의 복음으로!’라는 주제로 달려왔다. 그간 펼쳐온 주요 사역과 소회는?  
전국 교회를 섬기려고 많이 노력했고, 영적 부흥과 성결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 전국목회자 성결콘퍼런스에서는 목회자의 영적인 재충전과 동시에 목회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했다. 개척교회, 농어촌목회 등 분과별 강의도 시도했고, 몇몇 교회 자료를 USB에 담아 참석자에게 제공했다.

미래세대 부흥을 위한 사역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다음세대코칭센터’와 업무협약도 맺었고,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담임목사 세미나’, ‘청소년 교육지도자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더욱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부흥 전략을 제시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또 총회본부 전자행정을 계속 준비하고, 교단행정문서서식도 새롭게 간행된다.

자연재해로 큰 아픔과 어려움을 겪는 교회를 위해 총회가 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지원했다. 또 그 현장을 찾아가 교회의 애로사항을 듣고 위로했다. 지역/목회 코칭네트워크(교회진흥원)도 그대로 계승하면서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7개 지역 네트워크를 추가로 결성하고 심화된 코칭으로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7개월 동안 정말 시간이 화살과 같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총회장은 크고 많은 일을 하려 해서도 안 된다는 것도 느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로 어려운 일도 잘 풀리고, 특별한 문제가 없어서 감사하다. 

총회장 취임 시부터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성결교회를 강조했는데, 무엇이 달라지고 있나?
변화는 단 시간에 이룰 수 없고 계속 되어야 한다고 본다. 먼저 총회본부에 변화가 필요했다. 직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고, 총회 임원회는 4국(선교국·교육국·사무국·평신도국) 외에 다른 부서와 기관 보고도 받으며 소통과 협력을 한층 강화하려고 했다. 또 우수 직원상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총회본부 직원들 간에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친절하고 빠른 행정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작은 시도였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엿보여서 보람을 느낀다. 또 제113년차 총회에서 결의된 각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교단사업 계획서에 총회본부의 업무 일정을 게시한 것도 변화의 표시다. 일정이 겹치거나 공백이 발생하는 일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정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고, 우리가 서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작금의 한국교회와 사회를 볼 때 부끄러울 때가 많다.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의 신앙을 돌아봐야 한다. ‘성결의 복음’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에서 우리는 성결의 복음을 높이 들어야 한다. 성결은 어두운 세상에 등불을 밝히는 기름과 같다. 어둠 속을 밝게 비춰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길도 환히 비춰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성결의 복음을 선포하는 교단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고자 한다.

새해, 교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총회본부 재건축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 제113년차 총회의 결의대로 현재 총회본부 재건축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나의 역할은 ‘가교 역할’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 내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버렸다. 누구의 업적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교단의 미래를 짓는 일이기에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부총회장단에 위임했다. 이런 진정을 믿어 주시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재건축에 관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모두가 우려하는 부분을 세밀하게 파악하겠다. 현재 선정된 컨설팅 업체(ERA코리아)가 재건축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중인데, 대의원들의 신뢰를 얻는데 주안점을 두겠다.

교단 차원에서 탈북자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남한 내 탈북자는 3만3,000명을 넘었다. 그런데 탈북자교회는 전국에 약 25개에 불과하다. 교회 내에서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교단 내에 탈북자교회는 전무하다. 탈북자교회 설립을 강조하는 이유는 탈북자의 남한 적응이 수월하도록 커뮤니티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낯선 사람과 환경보다는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이 여러 도움을 준다면 탈북자들의 사회 적응과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 선교와 중국을 비롯한 대륙 선교에 탁월한 강점을 가지고 다양한 선교 활동을 전개해 나가리라 확신한다. 통일 이후 성결교회의 선교 사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함도 있다. 통일이 되면 해방 이후에 없어진 성결교회(82개)를 재건하는데 탈북자교회가 전진기지의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으로서 한국교회 연합 사업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달라. 
그동안 한국교회는 하나 되지 못했다. 연합기관도 여러 차례 분열되어 왔다. 그런데 한교총은 30개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대표로 참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연합기관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이제는 한교총을 통해서 한국교회 연합운동이 건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다. 나아가 기존 연합기관들과의 완전한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교단이 한국교회 연합에 있어서 언제나 중재자의 역할을 감당해왔던 것처럼 교파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합 사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화해하는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하겠다.

올해 퀴어축제반대집회 대회장도 맡으셨다. 총회 내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교단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나?
인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을 권장하면서 동성애와 다자성애와 같은 사회윤리에도 어긋난 문란한 성생활을 권장해서는 안 된다. 또 차별금지법에도 종교차별금지 조항이 들어가서 전도와 개종을 제한하면 안 된다. 이단사이비 종교 단체까지 반대하지 못하게 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끔찍한 세상이 온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에 숨어 있는 독소조항이 사회뿐만 아니라 교회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상황을 알리고, 이를 삭제하는데 주력하겠다. 총회 임원회 결의로 NAP 독소조항 폐지를 위한 총회 차원의 결의문을 채택해 제114년차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올해 총선에서 기독교인은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겠는가?
정치 성향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독교인들이 정치세력화 되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교회 안에는 여당, 야당을 지지하는 교인이 존재하는데, 생각이 다르다고 매도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4월 총선에서 우리 성결인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기 바란다. 그리고 지지하지 않는 자가 당선 돼도 국가와 민족, 국회의원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본지가 창간 30주년을 맞는다. 발행인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1990년 7월에 창간된 한국성결신문은 지난 30년 동안 교단지로서 교단과 교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해 왔다. 앞으로도 성결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현장의 소리가 되고, 하나님의 편에서 기쁘고 복된 소식을 널리 알리는 신문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세계에 성결의 빛으로, 민족에 화해의 소금으로’라는 사시(社是) 대로 세계 속에 성결의 빛을 비추고, 지역과 세대 간의 갈등, 지연과 학연의 갈등으로 얼룩진 민족 앞에 화해의 소금 역할을 다하는 신문이 되기를 또한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두운 면보다는 밝고 활기찬 읽을거리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단의 소식을 알리되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꼭 알려주는 피알(PR)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교단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업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총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
우선 대과 없이 임기를 잘 마치기를 원한다.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류정호 총회장은 총회를 위해 먼 거리를 오가며 최선을 다했으며, 목회사역도 소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총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독자와 성결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성결교회가 변화하는 시대에 성결의 복음으로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 나는 기도할 때마다 성결의 복음으로 세상이 변화되고 성결교회에 영적부흥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2020년 새해에도 모든 성결교회와 가족들이 영적인 능력을 회복하여 사회를 선도하며 빛과 소금으로 화해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남은 임기 동안 교단에 큰 어려운 일이 없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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