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산교회 ‘사랑의 장보기’
13곳 보육시설 아이들 초청
200명, 마음껏 고르고 먹고

“목사님, 산타할아버지처럼 매년 성탄절 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게 특별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잊을 수 없는 성탄절이 될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지난 12월 17일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남군산교회(이신사 목사)의 ‘사랑의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이 이신사 목사에게 전한 감사인사다.

남군산교회는 성탄과 연말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더 허전하고 외로운 보육원 아이들에게 원하는 선물을 직접 골라 살 수 있는 ‘사랑의 장보기’ 행사를 2012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열고 있다. 올해도 삼성애육원, 군산일맥원, 구세군 후생원 등 보육원 3곳, 그룹 홈 9곳, 영아원 1곳 등 군산시내 보육시설 13곳의 아이들 197명을 초청해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다. 

평범한 쇼핑조차 부러웠던 보육원 아이들은 대형마트에 들어서자마자 저마다 카트를 끌고 쇼핑에 나섰다. 신이 난 아이들은 카트를 끌고 마트를 구석구석을 누볐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장난감 코너였다. 들었다 놨다, 카드에 넣었다 뺏다, 아이들은 한참을 고르고 또 골랐다. 한창 멋에 관심이 많은 중고등학생은 옷에 관심이 가장 많았다. 이 옷 저 옷 만져보고 입어보며 취향에 따라 옷을 골랐다.

예전에는 교사들이 부족한 생필품을 살 것을 권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있다. 매년 사랑의 장보기를 하다보니 아이들 스스로 무엇을 살지 미리 계획하고 오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사랑의 장보기 행사가 아이들을  달라지게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애육원 최규란 원장은 “이전에는 제대로 고르지도 못하고 주로 먹는 것을 많이 사거나 선생님이 사라고 하는 것을 골랐는데 이제는 미리 계획하고 계산도 하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면서 “가능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의집 시설장도 “사실 보육원에서는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면서 “대한민국에서 보육원 아이들에게 이렇게 스스로 고르고 계산하게 하는 곳은 군산밖에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남군산교회 사회봉사연구사역위원회(위원장 김용하 집사)가 주관하는 사랑의 장보기 행사에서는 각자 5만 원 상품권을 주고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단순한 후원을 넘어 신나는 경험을 제공한 이번 행사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성탄의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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