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워렌 목사와 새들백교회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

릭 워렌(Rick Warren)의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 이야기가 전 세계의 기독교 지성과 복음주의 교회에게 깊은 충격과 영향을 끼친 지도 꽤 여러 해가 된다. 그러므로 다시 새들백 교회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은 진부한 면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과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과 같이 당대를 뜨겁게 달구었던 교회론적 실험이 과연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남기고 차갑게 식어졌는지에 대한 신학적 평가를 내려야하는 시점으로 사료된다.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요약되는 릭 워렌의 목회 철학과 그 철학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새들백 교회의 성장은 파죽지세였다. 릭 워렌이 말하는 크리스천은 다섯 가지의 목적을 지닌 존재들이다: (1) 예배 (2) 교회 (3) 제자도 (4) 목회 (5) 선교. 즉, 기독교인은 예배로 부르심을 받아서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지체가 되어 주님을 닮아가는 제자도의 삶을 살아가며,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기고, 궁극적으로 세계선교의 동참하는 거룩한 목적을 품은 존재이다. 릭 워렌은 다섯 가지 목적을 점층법적인 차원에서 기독교인의 삶과 존재에 적용했다.

목적이 이끄는 삶과 침례교 비전
그렇다면 새들백교회의 이 놀라운 부흥의 원인은 무엇이며, 최근 넓은 의미에서 교회 부흥이 소강국면을 맞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성결교단의 사중복음적 관점에서 평가해 보겠다. 우선, 부흥의 원인은 릭 워렌이 제임스 맥클랜돈이 제시한 침례교비전을 바탕으로 기독교인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교회론적 체제 정비를 하여 교회의 교육과 목회를 설계하고 실천했다는 점이다.

릭 워렌은 캘리포니아 침례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북미 최대의 신학교인 사우스웨스턴 침례교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M.Div)를 취득한 침례교 목사이다. 사우스웨스턴 침례교신학대학원은 북미침례교 최고의 신학자인 맥클랜돈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곳이기도 하다. 맥클랜돈은 침례교 신학을 정리하면서, 다섯 가지의 침례교 비전을 제시했다: (1) 성경 (2) 자유 (3) 제자도 (4) 공동체 (5) 선교

목적이 이끄는 삶에 드러난 성령세례의 부재
릭 워렌은 맥클랜돈이 제시한 “침례교 비전”을 자신의 교회에 맞게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변용하였다. 변용의 특징은 다섯 개의 목적을 수평적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이해하여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둘째는 각각의 목적에 부합하는 “교회안의 작은 교회 운동”을 펼쳤다는 점이다.

이러한 교회론적 설계는 사중복음 교회론으로 충분히 수렴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사중복음 교회론에는 있고,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교회에게는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오순절 성령세례 개념이다. 사중복음 교회론은 오순절 성령세례를 기초로 설립되는 것인데 반하여, 릭 워렌의 목적인 이끄는 삶과 교회는 칼빈주의 신학을 수용하는 특수 침례교의 신학적 흐름 속에서 오순절 성령세례의 계속성을 거부하는 경향성이 있다. 

사중복음 교회론의 회복을 꿈꾸며
그렇다면, 사중복음의 성결교회는 구원의 점진성과 순간성을 믿는 계단식 구원의 여정을 수용하고, 오순절 성령세례를 성결로 교단 헌법이 정의하고 있는 입장에서,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을 공부하고 교회부흥에 헌신을 해도 새들백교회처럼 부흥하지 못할까?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은 미국 침례교회의 구조 속에서 피어난 부흥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의 내용을 공부하기에 앞서서, 미국 침례교의 교회론적 구조를 공부해 본 적이 있는가? 가령 이러한 것이다: 학생 목사를 개교회가 철저하게 양육한다. 담임목사가 담임목사 직을 내려놓고 무임목사(inactive pastor)가 되어서 회중석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소위 주일 대예배 이전에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서 평신도 지도자들 중심으로 성경공부를 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통한 부흥이 한국 교회에서 일어나기 위해서는, 교회론적 질서와 구조의 변화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을 읽고 공부해서 가르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릭 워렌이 구축한 새들백교회의 교회론적 구조와 동일한 교회 정치와 행정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은 각고의 노력과 헌신이 요청된다. 그러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교회론적 재설계가 필요 없다.

“장·감·성”이 한국교회의 대명사이었던 시절의 성결교회로 되돌아 가면된다. 오직 복음전도에 매진하는 것이 교회와 교단의 목표라서, 이름도 “교회”라기 보다는 “전도관”으로 불렀던 초창기 사중복음 선배 목사님들의 믿음과 정신을 온전히 담고 있었던 그 때, 그 시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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