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살려 주셨어요”

인천 새힘교회 강경천 목사(49세·사진)의 머리에는 깊은 흉터가 있다. 머리의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22㎝가량이 선처럼 그어져 있다. 지난해 연말 뇌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고 생긴 상처다. 개척한지 16년 만에 어렵게 교회당을 마련하고 비전센터까지 건축해 한창 부흥을 꿈꾸던 강 목사와 성도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 2월 22일 교회에서 만난 강경천 목사는 “처음에는 이명(耳鳴)이 있어서 이비인후과 병원을 찾았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은 줄 알았는데 의사가 ‘대형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 목사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극심한 두통으로 서울대병원을 찾아가서 검진한 결과, 뇌 전두엽 우측에 종양이 발견됐다. 가장 치료가 어렵다는 ‘교모세포종’,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악성 뇌 암이었다. 종양 크기가 2cm만 넘어도 ‘자이언트 종양’이라고 부르는데 그보다 세배나 더 큰 6.5cm이었다.

병원에서는 이대로라면 2~3개월 살 수 있고, 수술을 하면 1~2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하면서도 당장은 수술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망 선고나 다름없었다. 펑펑 우는 동생과 옆에서 간호해주는 아내를 보고는 아무 내색도 할 수 없었다.

강 목사는 “하나님 앞에 이렇게 가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다”면서 “수술을 받지 않고 남은 기간 목회에 충실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 때 온 성도들은 이미 3일씩 금식하고 기도에 매달리고 있었다. 기도 릴레이는 40일 동안 계속되었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내년이나 돼야 수술이 가능하다”던 병원에서 “당장 내일이라도 수술을 하자”고 태도가 바뀌었다.

신경외과 담당 박철기 교수는 “종양이 눌러서 밑 부분이 괴사했다”며 “아주 못된 종양이지만 내가 꼭 치료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강 목사는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려고 이러시나 보다고 생각하고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이 잘된다고 해도 시력이나 후각이 나빠질 수 있고 마비 등 장애가 올 수 있다고 들었지만 그는 어느 때보다 편안했다고 한다.

아내 조미경 사모는 “수술 전날 밤에 코까지 골았다. 수술실 들어가기 전까지 푹 주무셨다. 그렇게 편하게 보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생각에 다른 때보다 편했다고 한다.

5시간 수술 후 결과는 놀라웠다.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고 아무런 후유증도 없었다. 강 목사는 회복실에서 눈을 뜨자마자 “아 하나님이 하셨구나. 하나님이 살리셨구나”하고 고백했다. 수술 후 아픔보다는 배가 고파서 샌드위치부터 찾았다고 한다.

강 목사의 열망은 다시 이글거렸다. 하나님께서 살려주셨으니 맡은 사명을 다해야 한다. 수술한 후 그는 바로 성경보고 기도하며 주일 설교를 준비했다. 그리고 이틀 만에 병상에서 설교를 했다. 링거를 달고 수술한 머리 위로 모자를 쓴 채로 그는 ‘하나님께 나가야한다’고 외쳤다. 그의 설교는 위성방송을 통해 새힘교회에 생중계됐다. 교회당은 숙연해 졌고,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성도들도 있었다. 성탄절에도 역시 그는 병상에서 성탄메시지를 전했다. 병원에서는 쉬면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지만 그는 퇴원 후에도 예배 집례와 설교를 단 한 차례도 멈추지 않았다. 

강 목사는 “하나님께서 살려주셨다고 생각하니 하루 한 시간이 아깝다”면서 “언제 하나님께 불려 갈지 모르니 하루 하루 종말론적으로 살면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011년에도 개복수술을 한 적이 있었던 강 목사는 그때도 역시 병상에 설교의 자리를 지켰고, 주일날 병원에서 외출하면서까지 설교의 끝의 놓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인천남지방회 지방회장으로서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여러 회의도 참석했다.

지난 2월 19일에는 방사선 치료가 예약되었지만 그는 인천남지방회 정기지방회에 참석해 개회예배와 회무를 거뜬히 인도하며 마지막까지 지방회장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언젠가 가야 되는데, 하나님 앞에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들었다”며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그 즉시, 순종해야겠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고 밝혔다.

수술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강 목사는 수술 이전에 일상으로 돌아갔다. 

아내 조 사모는 “목사님의 방사선 치료가 3월 7일 끝나는데,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솔직히 뇌종양 수술을 받은 게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셔서 사랑의 빚을 많이 졌다. 복음을 열심히 증거하며 사는 것이 그 빚을 갚는 것”이라며 이제 “세계선교에서 더 힘을 쓰고, 하나님께 주신 치유사역을 더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 목사의 투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의 목회는 다시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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