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암 딛고 목회하는 김주섭 목사
혈액암 이겨내고 목회 헌신 … 삶의 우선 순위 ‘주님’

김주섭 목사는 20년 전 신자 한명 없이 연고도 없던 아산으로 내려와 개척을 했다.

당시 천호동교회의 도움을 받아 지교회로 개척했는데, 목회 운영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전도도, 예배도, 봉사도, 섬김도 사모와 둘이서 감당해야 했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첫 목회가 얼마나 신나던지 힘든 것도 모르고 했어요. 사모랑 둘이 예배드리면서도 즐거웠고, 온갖 궂은 일에 돈이 없어 쩔쩔매도 감사했죠.”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고 1년 만에 림프종이라는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교회가 이제야 막 성장세를 타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과 같았다. 암덩어리가 9cm에 달해 진단 즉시 수술을 받아야 했다. 대장과 소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고, 고통스러운 항암주사도 맞았지만 암세포는 계속 자라났다. 그 후에도 방사선 치료를 30회나 받았다. 정상적인 목회사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처음엔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 원망도 했지만 절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계획을 믿으며 열심히 치료에 매달렸어요.”

김 목사는 암투병을 하면서도 목회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도와 새가족 양육에 집중했고, 성도들 중에 새가족을 양육할 수 있는 양육자를 육성하는 제자훈련도 쉬지 않았다.

하나님은 다시 목회하게 해달라는 그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다. 그는 곧 목회지로 복귀했다. 그는 고난을 이겨내니 희망 가득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담력을 키우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김 목사는 “암투병하면서 하나님이 무엇이든 책임져 주신다는 걸 정말 수없이 체험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함께 그런 체험을 하다보니 모두 한 마음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인내하는 체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숱한 고난은 그에게 세상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했다. “투병하면서 죽음을 경험하고 나니 세상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는 김 목사는 “덤으로 받은 새 삶의 모든 우선순위가 진짜 하나님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의 목회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철저하게 직접 설교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로는 말씀 강해를 위주로 설교를 하게됐고 벌써 설교집도 6권이나 출간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 어떤 목회를 하겠다는 청사진은 없지만 불의한 일을 안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 성도들이 교회를, 목사를 신뢰하며 교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산천호교회가 이름대로 아산에 1,000가정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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