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준비 따라 대학 미래 결정”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구조 개혁으로 지난 5년 간 전국의 대학 입학정원은 56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5년 후인 2023년에는 39만 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대도 신입생 감축으로 인한 수입 감소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세영 총장에게 위기의 상황을 극복할 해법을 들어봤다. 

최근 서울신학대학교가 재정적 어려움에 빠졌다고 알려졌다.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상황인지 말씀해달라.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은 단지 서울신학대학교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함께 겪고 있으며 특히 사립대학교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원인은 대학학령인구 감소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올해 수험생의 수는 59만여 명이었는데 2013년에 비해 13만여 명이 줄어든 숫자이다. 급격한 인구감소에 따라 5년 후인 2023년에는 40만여 명으로 약 4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인해 우리 대학은 학부 입학정원을 540명에서 502명으로 감축했다. 제2주기 평가를 받지는 않지만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입학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또한 학부와 별개로 대학원에도 미충원 사태가 발생했다. 대학원의 미충원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거의 모든 대학의 대학원들도 비슷한 실정이다.

따라서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학생 수 감소에 대한 대비하지 못하면 회생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2023년부터 학령인구의 급감현상이 사라지면 차츰 안정적인 운영을 해 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5년 간의 준비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년간 대학에 들어온 후원금이 이전보다 더 많이 늘어났는데도 재정 지원이 더 필요한가?

지난해 모금액이 24억 원이 넘는다. 2016학년도 모금액 16억 5,000만 원 보다 8억 원 정도가 더 들어온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대학의 경상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데 있다. 24억 원 중에서 약 50%는 연구소나 학생장학금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지정후원금이다. 그리고 나머지 12억 원에서 8억 원은 법정부담금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실질적으로 교육비로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4억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정부에서는 학생에 대한 교육비 환원율 160% 이상, 학부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율 22% 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매년 50~60억 원 정도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6여 년간은 대학의 기금으로 이 금액을 충당했지만 이제는 기금도 거의 고갈되어 실제적으로 교육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금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경상비 0.5%를 5년간 지원하는 안이 제112년차 총회에 상정되는 것으로 안다. 서울신대 모금에 대해 교단 내에 피로감도 있고 최근 교회의 재정 상황도 어려운 형편이다. 쉽지 않을것 같다. 

 

경상비 0.5%를 5년간 지원하는 안은 지금의 상황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라는 조언도 받았다.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서울신학대학교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가 정말로 송구스러울 뿐이다. 그렇지만 서울신학대학교는 우리 교단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다. 교단과 교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대학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가 정말로 어렵다. 교회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대학의 문제도 살펴주시고 대학이 이 시기를 잘 이겨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릴 뿐이다.

5년 간 법정부담금을 지원받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가?

법정부담금은 대학법인의 책무에 속한 부분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교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요청하는 0.5% 경상비 지원은 법정부담금만을 해결하고자 함이 아니다. 교단의 경상비 지원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신학대학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도 사용될 것이다. 또한 제3주기 평가가 이루어지는 2021년 이후에는 평가지표들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 학령인구가 안정되는 2023년부터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의 재정문제를 교단이나 외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먼저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물론 총회지원금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 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대학 내에서 재정 절감을 감당해야 한다. 학생 수의 감소에 따라 교수와 직원의 수도 조정해 인건비를 절감할 것이다. 또한 이미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구성해 학과를 비롯하여 행정조직에 이르기까지 구조조정을 위한 논의도 시작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모금 확대도 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모금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소액기부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교회와 개인을 대상으로 ‘1구좌 10만 원 후원하기’와 ‘1인당 월 1만원 후원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 면제신청을 했는데 대학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교단 내 우려도 있다.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2주기 평가 면제신청은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대학 내부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있었고 대학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염려도 있는게 사실이다. 대학평가는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로 나눠지는데, 정량적 지표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그렇지만 모든 평가가 상대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타 대학교에 비해 우리는 교수충원율 등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정성적 지표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1년 성과가 아니라 3년간의 성과를 평가받아야 해서 총장 교체로 평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았다. 평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발전계획과 교육시스템 적용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우리 대학의 준비가 미비했다. 또 많은 비용을 들여 점수를 받는다고 해도 대학의 교육이 제대로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대학이 학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대학으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이유로 다음 3주기 평가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우리 대학을 위해 더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픈 마음을 갖고 결정하게 되었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 발전 계획도 필요할 것 같다.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있나?

우리 대학은 제2주기 대학평가 면제를 신청한 후 대학의 현실과 미래를 위한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에는 교수들과 직원들이 발전, 교육, 행정, 재정, 신대원, 대학원 등 6개 분야의 TF팀을 구성하여 활동했고 현재는 연구를 바탕으로 대학발전계획 2025와 신대원 발전계획 2025의 두 분야에서 집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대학구조개혁위원회도 함께 발족해 대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전문기관에 의뢰해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발전계획 고도화 작업도 하고 있다. 발전계획은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초고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교육혁신 및 대학구조개혁의 방향이 설정될 것이며 우리 대학의 특성화 문제도 함께 다룰 것이다.

전국의 성결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서울신학대학교는 우리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교단의 유일한 대학이다. 대학은 교단 목회자 양성을 위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렇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고 후원해 주셔야 가능하다. 좋은 목회자와 복음주의 기독교정신으로 무장된 일꾼들을 키워낼 수 있도록 교수님들과 직원들을 위해서 기도가 필요하다.

또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을 갖고 공부하고 변화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아무리 힘든 시기라고 하더라도 서울신학대학교는 하나님의 일꾼들을 양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지원과 기도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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