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소송으로 얼룩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대표회장 선거를 놓고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지난 2월 12일 회의에서 제24대 대표회장 후보를 확정했다. 선관위는 지난 선거 당시 후보로 등록했던 김노아 목사, 엄기호 목사, 전광훈 목사에 한해 피선거권을 인정하고, 대신 심사에서 탈락한 엄 목사와 전 목사가 돌려받은 발전기금을 다시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중 엄 목사만 기간 안에 발전기금을 내면서 원래 후보였던 김노아 목사와 추가로 후보가 된 엄기호 목사가 2파전을 벌이게 됐다.

그러나 기호1번 후보인 김노아 목사가 지난 2월 19일 엄기호 목사(기호2번)는 자격 없다고 주장하며 선거 실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법원에 제출하면서 또 다른 소송전에 휘말리게 됐다.

지난 선거에서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엄 목사의 후보자격을 문제삼은 것이다. 여기에  전광훈 목사도 같은 날 오전 선거실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모두 오는 2월 27일 개최될 예정인 대표회장 선거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이다.

김노아 목사 측은 소속교단의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은 엄기호 목사에게 후보 등록 자격을 준 것은 정관을 위반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 측은 한기총 임시의장인 김창수 목사와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가 야합해 불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제기한 가처분이 만약 법원으로부터 인용된다면 2월 27일로 예정된 속회는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한기총은 지난 2월 1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20일로 예정됐던 후보자 정견발표를 취소하고 27일 열리는 대표회장 선거에서 정견발표만 하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과 상관없이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긴급기자회견에 나선 최성규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지난번 서류를 보면 청교도영성훈련원명의로 서류를 제출했지만 도장은 청교도영성신학원 것이 사용됐다”며 “게다가 정기총회가 아닌 엉뚱한 ‘김승규의 나라사랑애국학교’ 모임에서 후보 추천을 결의한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최 목사는 “전 목사는 내가 선거 관련 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도 유포했다”며 “오늘 선관위는 위 사항들에 대해 형사 고발할 것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사회법 소송이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만약 한기총이 법원의 기각 판결을 받아 27일 선거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엄기호 목사가 당선된다면 대표회장 지위부존재 및 임시회장에 대한 각종 법적 분쟁이 지속돼 결국 지난해 이영훈 목사가 겪은 대표회장 직무정지 상태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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