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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군, 해방 후 북한 공산화 시도”
박명수 교수, 한경직 목사 비밀청원서 공개
[1109호] 2017년 10월 25일 (수) 16:56:08 박종언 기자 little777@hanmail.net

박명수 교수(서울신대)가 최근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26일 고 한경직 목사가 평안북도 일대의 정황을 미국에 알리는 비밀청원서를 공개했다. 비밀 청원서는 박명수 교수가 해방공간에서 한국기독교의 역할을 연구하던 중 발견한 것이다.

청원서는 당시 신의주 제1교회에서 시무했던 한경직 목사와 윤하영 목사가 미군정 정치고문이었던 베닝호프에게 보낸 문서로 신의주 지역에서 벌어진 소련군의 공산화 시도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내용이 적혀 있다. 베닝호프는 이 문서를 미국 국무부로 보내며 “38도선 이북을 점령한 소련군의 정치 활동에 관한 최초의 믿을 만한 목격자 증언”이라고 평가했다.

청원서에 따르면 일본의 패망 후 소련군은 신의주로 진군해 이북 지역의 정부기관·언론사·공장·농지 등의 소유권을 공산당에 넘겼다. 이런 소련의 지원에 공산당은 곳곳의 부락마다 단체들을 조직하고 농민들에게는 “모든 토지들이 공평하게 넘겨질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 밖에도 소련군은 비행기로 공산당 선전문을 뿌리는 등 직·간접적으로 공산당 활동을 도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기독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회민주당’이 조직됐으나 오히려 공산당은 소련군이 대량 학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경직 목사는 청원서에서 “9월 16일 대낮에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사람이 공산당원인 경찰의 총을 맞고 죽었다. 살인자는 풀려났고, 평상시처럼 일하고 있다. 사회민주당 지도자들이 이에 항의하자, 다음 날 경찰이 몰려와 체포했다”고 증언했다.

또 한 목사는 “99%가 넘는 절대 다수가 공산주의에 반대하지만 공포와 테러 분위기에 사로잡혔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공산주의자를 제외하고는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소련군은 철수하기 전 북한 전역을 공산화하려고 결심한 것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박명수 교수는 “비밀청원서는 당시 소련군이 북한에 단독으로 공산정권을 세우려고 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평안북도 개신교 지도자들이 소련군 진주 후 한 달간 직접 목격한 증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미군정이 소련군과의 관계를 재고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편 한경직 목사는 이후 월남해 영락교회를 세웠으며 윤하영 목사는 미군정 하에서 충북도지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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