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발코니’, 객석은 ‘거리’… 색다른 공연 이목 끌어
이태원·민영기 등 국내 정상급 뮤지션 출연
지역섬김 1호 프로젝트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하이라이트인 ‘지금 이 순간’이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촌을 가득 메웠다. 뮤지컬 팬이 아닌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멜로디에 지나가던 주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오솔길교회(김범기 목사)가 첫 번째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젝트’로 준비한 ‘노을음악회’가 지난 8월 27일 열렸다. 지난 4월 오솔길교회를 개척한 김범기 목사는 “교회 주변의 임대아파트촌에는 공연관람료가 비싸고 갈 시간도 없어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다.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음악회에는 유명 뮤지컬 배우 이태원 민영기, 가수 내리, 소프라노 문상희 백은영, 테너 양일모 류승욱, 바리톤 한복환, 오세영 김예린 어린이, 클래식기타리스트 허정섭, 플롯앙상블 아이네시스, 해금 연주자 안혜인, 뮤직 디렉터 박은정 씨 등이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김범기 목사는 이정민 KBS 아나운서와 함께 사회를 보고, 베이스로 남성4중창 무대에 직접 서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은 “지역사회를 섬기고 싶다는 김 목사의 진심에 동감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게 되었다”며 노래 뿐 아니라 참석한 주민들을 향해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뮤지컬 배우 이태원 씨는 “김범기 목사님과는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목사님이 보내신 이메일을 읽으며 한 영혼을 사랑하는 목사님의 마음에 감동을 받아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출연자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맘마미마’,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포카혼타스’, ‘냉정과 열정 사이’ 수록곡과 가곡 ‘향수’, ‘넬라판타지아’, ‘내 주를 가까이’ 등을 선보였다.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힘있게,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연주는 집 안에 있던 주민들도 바깥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이날 200여 명이 노을음악회를 찾았다.

이숙자(70) 씨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이렇게 귀 호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교회에 참 감사하다. 이 곳에 산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런 무료 행사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한 켠에 놓인 모금함에도 주민들의 작지만 귀중한 정성이 모였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인 금액은 교회가 진행하는 구제사업 등에 쓰이게 된다.

오솔길교회는 다음 지역사회 섬김 프로젝트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동네그리기’ 미술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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