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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칼럼> 나와 숫자 666
[1092호] 2017년 06월 07일 (수) 14:58:05 김순신 장로(후암백합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김순신 장로
우리나라는 해방 후 미국의 학기제를 따랐다. 그로 인하여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그 이듬해 여름에 각 도청소재지에 설치된 전시연합대학에서 S대 입시를 치르게 됐다. 그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3월을 첫 학기로 하는 학기제를 채택하여 청소년들이 추운 날에 입시를 치르느라고 지금도 고생이 심하다. 나는 따뜻한 여름에 그것도 원래 서울소재지 대학을 내 고향 땅에서 입시를 쳐 합격한 것을 못내 다행으로 여겼다.

51학년도 한해만 전시연합대학이 운영됐고, 52학년도에는 각 지방대학에서 수강이 가능했으니 요새 말하는 학점교환제가 그때에도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53학년도부터는 환도가 돼 모두 상경하였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는 대학생들의 입영을 얼마동안 유예하였으나 우리가 54년에 4학년이 됐을 때 첫 학기를 좀 일찍 끝내고 전국의 대학 졸업반들을 광주상무대 육군보병학교에 입교시킴과 아울러 현역병으로 징집하여 초등군사반 전반기 10주간의 교육을 받게 하였다.

그 후 일단 제대를 시키고 남은 한 학기로 대학을 졸업 후 사병으로 재 입대하든지 초등군사반 후반기 10주간을 이수 후 장교로 근무하든지 하라고 조치하였다. 처음으로 해보는 군생활은 재미도 있었고 긴장도 됐다. 우리를 가르쳐 준 교관들은 경어를 쓰면서 수업을 해 주었으나 내무반생활을 담당한 군 지휘관들은 엄격하고 상명하복의 군율에 따라 모든 것을 명령하였다.

미국식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가르친 교관들은 수업에 충실했고 시간이 끝날 무렵에는 반드시 가르친 내용에 대해 학도병들에게 질문을 하였는데 그 방식이 55번, 555번을 불러 질문하고 답을 하게 했다. 어떤 때는 6번 학도병, 66번 학도병, 그리고 666번 학도병 식으로 불러 질문하였다.

666번 학도병이었던 나는 곤욕스러웠다. 워낙 군사학에 취미가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대신 엉터리로 대답을 하여 교관은 물론 모든 학도병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하여 일약 유명한 웃음제조기 학도병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내무반 생활에서는 학도병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 쉬웠다.

키가 작은 나는 열병식에서 제외돼 내무반을 지키고, 일지를 쓰며 육군월간지 등을 읽는데 시간을 보냈다. 영문과와 체육과생들이 한 내무반에 편성됐는데 한 체육과 학생이 무슨 이유로 내게 위협을 가하자 내무반장을 맡은 체육과 대표가 나를 보호해줘서 무사했고 참으로 고마웠다. 내게는 독도법이 어려웠다. 다시 공부했으나 개선 되지못한 쓰라린 추억도 있다.

다시 666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겠다. 훈련이 끝나고 성경을 공부하는데 나는 사형선고를 받는 기분을 느꼈다. 그것은 666이 ‘마귀의 숫자’임을 알게 된 때문이었다.(계13:18)

“아 ― 나는 왜 하필 저주받은 666이란 학번을 받게 됐는가!”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이 학번 때문에 내가 저주를 받아 구원을 받지 못하면 어찌한단 말인가?

그러나 생각을 고쳐먹기로 결심하였다. 이것은 일련번호인데 내가 아니면 다른 학생에게 그 번호가 갈수 있는 것 아닌가. 차라리 예수 믿는 내게 이 번호가 배당되었으니 더 주의하고 깨어 기도하며 올바른 신앙생활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면 되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 위로 하였다.

이번 19대 대통령선거를 맞이하여 주민 센터에서 보내온 투표용 등재번호에 나는 다시 깜짝 놀랐다. 기가 막히게 이번에는 혹이 붙은 1666을 받았다. 이 어찌된 영문인가! 참으로, 젊었을 때와 8학년 5반에 들어 있는 이 늙은 나이에 또다시 찾아온 666을 어찌하면 좋다는 말인가! 이 끈질긴 마귀의 숫자와의 인연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번에도 젊었을 때와 똑같이 더욱 경건하게 살면서 마귀를 소탕하는 싸움을 전개하여 최후 승리를 향해 돌진코자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꾸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번이나 경고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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