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없는 총회 아쉬워

10여 년 교단 총회에 참석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은 이번 총회에서도 계속되었다.

먼저, 예배이다. 총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목사와 장로들, 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여서 드리는 예배인데 경건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교회 예배 중에는 핸드폰을 꺼달라고 광고하는 목사와 장로들이 예배 중 전화를 받고 톡을 하고 검색을 한다. 성찬식도 마찬가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거룩함과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예배의 절반은 시상과 축사가 차지하고 있어서, 과연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성결교회의 예배 신학이 녹아 있는 예배였는지 묻고 싶다. 우리 교단의 예배 신학은 무엇일까? 교단에서 일 년에 한 번 드리는 총회의 예배를 위하여 신학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가(예배학자)를 포함한 예배준비위원회를 상설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예배를 통해 다시 한 번 중생의 기쁨을 맛보고 정결함을 입게 된다면, 총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모든 지교회의 모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시상과 축사의 시간도 예배와는 별도로 진행되면 더 집중할 수 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대의원들의 구성문제이다. 성결교회는 목사와 장로라는 두 직분을 통한 대의적 의사결정을 정치 체제의 근간으로 삼았다. 종교개혁의 역사를 이어 목회자뿐만 아니라 교인의 대표인 장로가 함께 교회의 의사결정구조에 편입된 것은 종교개혁이 일어났을 때인 500여 년 전에는 참으로 획기적이고 선구자적인 결정이었다.

성직자들로만 구성되었던 교회의 회의에 평신도 대표들이 참여한다는 교회의 개혁적인 결정은 그 사회의 민주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면서 이미 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할당제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여성에게 주고 있으며, 젊은 세대인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할당제를 도입하거나 청년위원회를 구성하여 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이번 총회의 대의원 연령 분포를 보면 40대(후반)가 24명, 50대가 243명, 그리고 60대가 541명이었다. 40대는 3%가 안 되고 60대는 70%에 가까운 숫자이다. 교회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더 많은 여성과 젊은이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여성들의 참여권은 보장되어야 하며, 젊은 세대들도 총대가 되어 그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분명한 안건이 제시되었으면 한다. 이번 총회의 주제가 ‘개혁의 선봉 성결교회, 개혁의 완성 사중복음’이었다. 과연 이번 총회 기간 중에 개혁을 위한 토의나 안건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각 지방회에서 상정하는 안건들은 대부분 행정적인 것이다.

총회는 이 주제에 맞는 사회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명확한 안건들을 제시하지 못했다. 총회 장소 입구에서 ‘세습 반대’를 외치던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목사로서 부끄러웠다. 총회에서 세습반대를 안건으로 상정해서 대의원들의 토론이 있어야 했다.

교회의 역사는 회의의 역사이다. 교회는 회의를 통하여 이단을 정죄했고, 진리를 수호해 왔다. 교회는 사회 속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고 있는 부당한 일들을 지적하고 약자 편에 서서, 소외받는 이들을 향한 손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현재 사회는 생명과 평화의 틀이 깨지고 비정상적인 양극화의 구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교회가 아무 말 없이 동조하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서 펼친 하나님 나라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제 우리 교단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말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개혁적인 집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이고도 분명한 안건들이 상정되고, 충분한 토론과 공론들이 모아지는 실질적이고 조직력이 있는 힘있는 총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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