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Refo500’ 국제포럼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개혁 방향성·필요성 제시

국민일보가 주관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포럼이 지난 3월 13일 국민일보 사옥 12층 컨벤션 홀에서 열렸다. ‘인공지능 시대의 영성-종교개혁 500주년과 현재’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독일과 한국의 신학자, 목회자들이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제안했다.

이날 노세영 총장(서울신대)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종교사적 측면에서만 이해해서는 안되며 교육과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노 총장은 “루터는 개혁의 과정에서 독일어 성서 번역으로 ‘소통의 혁명’을 선도했으며, 평신도 교육 제도를 확립하는 등 전방위적인 개혁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대중 찬송을 예배에 도입해 전문 찬양대에 매몰돼 있던 찬송을 교인들에게 돌려줬다”면서 “이런 시도는 평범한 민중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런 개혁이 인문학과 과학, 예술의 발달에 밑거름이 됐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노 총장은 거룩성을 담보한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룩성을 기초로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루터의 종교개혁은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쳤지만 결국 종교개혁의 성공을 빌미로 농민을 외면하고 영주를 선택해 결국 중세 봉건사회의 정치와 경제적 모순까지 개혁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교회는 이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전했다. 개혁 초기에는 농민들의 봉기가 합당한 이유를 가졌다고 평가했지만 결국 세속 정부에 대한 복종을 요구하는 루터의 정치 윤리적 판단을 지적한 것이다.

주제강연을 전한 콘라드 라이저 교수(독일 보쿰대 명예)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세계화의 물결로 세계는 문화 간 갈등과 영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회로 개신교 원리를 재정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신교 원리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선물을 통해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상에 근거를 둔다”며 “교회는 세계화 물결과 신자유주의 사상에 맞서 ‘오직 은혜’의 종교개혁 정신으로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저 교수는 개신교회의 철저한 갱신도 당부했다. 그는 “교회와 회중, 그리고 개인의 그리스도인은 현 상황에 만족해 비판적·예언자적인 힘을 잃어버려 저항하지도, 바꾸려 하지도 않았다”며 “이제부터라도 루터의 사상과 유산으로 돌아가 루터가 말하고 행동한 것처럼 분명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번 포럼에서는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 최갑종 총장(백석대)이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하여’, 임성빈 총장(장신대)이 ‘개혁은 교회를 넘어’란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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