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2017년을 희망차게 시작했겠지만 아직 교회 임지를 구하지 못해 불안한 사역자들이 있다.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해 제대로 된 사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지방교회들의 한숨도 깊다. ‘사역자는 구직난, 교회는 구인난’에 시달리는 모순을 진단해본다.

나이제한에 발목잡히는 목회자

올해 40대 초반의 A목사는 얼마 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장로교회로 사역지를 정했다. A목사는 “성결교회 출신으로 우리 교단에서 사역을 하고 싶었지만 나이가 많고 내세울 만한 학력이 없어서 결국 미국에서 소개받은 장로교회로 결정했다”며 “젊고 유능한 목회자를 원하는 교회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사역자를 포용할 수 있는 교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사역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으로는 나이 제한과 한정된 사역지 등이 손꼽힌다. 젊은 사역자들 사이에서는 “마흔이 넘기 전에 담임목사로 가는 것이 가장 안정된 방법 중의 하나”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간신히 사역지를 정해도 불안정한 사역환경이 다음 문제로 다가온다. 많은 교회에서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 사역부서와 조건 등은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지만 급여 등의 여부는 담임목사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말한다. 특히 사역기간에 대해서는 대부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부교역자는 불안한 계약직 신세를 못 면하고 있다.

실제로 한 목사의 경우에는 지난 10년 간 서울과 호남, 영남을 거쳐 지금은 인천에 살고 있다. 그는 “신혼 시절에는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것에 무덤덤했지만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전학 등의 문제가 생겼다”며 “안정적으로 오래 사역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은 회사와 같은 목회자 계약서를 제안하고 있지만 교회 정서상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신대 졸업을 앞둔 한 전도사는 “소명을 우선으로 하고 어느 곳이든지 순종하는 것이 맞지만 내가 안정된 환경에서 목회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며 “나이제한, 불안정한 환경, 과중한 업무 등을 고민하는 선배들을 볼 때마다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부교역자 없는 지방교회
그러나 지방에 위치한 교회들의 경우에는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 목회자들이 수도권 내 교회, 사택제공과 사례비 등 처우가 좋고 규모있는 자리만 원해 정작 사람이 필요한 시골교회는 부교역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교단 홈페이지에 지방교회에서 사역자를 구하지 못해 계속 재공고하는 경우가 많다.

정기지방회에서 만난 한 목회자는 조건을 먼저 보는 목회자들의 인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전임 사역자를 구하고 싶었지만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며 “간혹 문의 전화는 있지만 사례비와 사택, 자녀 교육 문제로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물론 자녀 교육문제와 지방 교회의 특성상 많은 사례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도 외의 지역은 못가겠다는 일부 목회자들의 의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방회와 교단 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많은 지방회에서 작은교회를 지원하고 돕고 있지만 지원대상이 대부분 담임목사로 한정되어 있어 부교역자들의 생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교회에서 경제적으로 책임지지 못한다면 부교역자를 청빙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농어촌교회에 대한 비전을 품고 열심히 사역하는 부교역자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도시교회가 농어촌교회를 돕고, 중대형 교회가 미자립교회를 도울 수 있도록 지방회와 총회가 힘쓴다면 지금의 구인난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 밖에 지방신학교 활성화 등을 통해 현지 출신의 사역자들을 청빙할 수 있는 환경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신학교 졸업 후 사역자와 지방교회를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요구된다. 매년 초가 되면 반복되는 구직난과 구인난 해결을 위한 지혜로운 대처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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