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과 같은 프로필의 후보 세 명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택할 것인가? 첫 번째 후보는 권력 게임에 관련되어 있고, 점술가에게 조언을 구하며 정부가 두 명 있다. 줄담배를 피우고 술을 하루에 6~10병 마신다. 두 번째 후보는 공직에서 두 번 해임된 경력이 있다.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정오까지 잠을 잔다. 매일 거의 위스키 한 병을 비우고 대학시절에 마약을 했다. 세 번째 후보는 애국자이며 전쟁에서 무훈을 세워 여러 개의 훈장을 탔다. 채식을 좋아하며 담배 피우는 것을 싫어한다. 가끔 맥주를 마신다. 금욕적인 성생활을 한다.

▨… 세 후보의 프로필에는 약간의 작위적인 묘사가 가미되어 있지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인지심리학자인 마테오 모테를리니(M.Motterlini)는 그의 저서 ‘심리상식사건’에서 우리에게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 그에 의하면 첫 번째 후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두 번째는 윈스턴 처칠 그리고 세 번째는 아돌프 히틀러와 상응한다고 한다.

▨… 모테를리니는 이 숙제에서 심리학이 말하는 ‘전형성의 함정’ 즉 같은 부류의 것들 가운데 가장 일반적이고 본질적이라고 생각되는 특성들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오류에 쉽게 빠지는 인간의 성향을 밝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번째 후보와 같은 사람이 보다 근면할 것이고 그러므로 정치 지도자로서도 훨씬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 이 관점에서 보면 미국인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전형성의 함정’에 빠졌던 경험에서 벗어나려고 판을 엎어버린 것 아닐까? 미국의 지식인들과 많은 세계인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도전을 무모한 것으로 치부했었다. 권력의 자리는 종교나 윤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마키아벨리)는 논리가 이미 증명되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억만장자 트럼프의 지금까지의 행태는 청교도 정신의 미국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있었으므로. 그런 트럼프가 당선되자 세계적 석학 리처드 도킨스도 한마디를 보탰다. “당혹스럽고 어처구니가 없다.”

▨… 정기지방회의 막이 오른다. 어떤 분들이 교단의 지도자감으로 지방회의 추천을 받을 것인지 모든 성결인들은 궁금해 한다. 우리 교단의 지도자 후보감에는 트럼프 같은 사람은 없으니 하고 안도하다가 반대로 전형성의 함정에 빠진다면 그 또한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성결과 교단 정치의 함수관계를 우리는 성령의 역사에 맡긴다고 핑계대며 덮어버렸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성결교회적이라 자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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