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이 밝았다. 여느 해와 별반 다른 것 없는 시작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번 새해는 달라야 한다. 교단적으로는 성결교회 창립 110주년의 해이고, 교회사적으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 교단은 다른 교파와는 달리 1907년 김상준, 정빈 한국인에 의해 시작된 자생적 교단이다. 동양선교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교파적 배경이 없이 북치고 장구치며 노방전도를 벌인 것은 장안의 화제였다.

오직 복음전도를 위해 복음전도관을 세웠고, 성서학원을 통해 성경 중심적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한 것도 신선했다. 잠시동안 ‘이단’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우리 성결교회의 주무기이자 경쟁력이었다. 순수한 믿음과 열정적인 신앙은 영적 갈증을 해소하면서 급부상했다. 장로교와 감리교와 함께 3대 교파로 일찍부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요인이 컸다.

그러나 교단 창립 110주년을 맞은 오늘날 성결교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장감성’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3대 교단에서 밀려 난지도 오래되었고, 인구절벽 시대는 다가오는데 전도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도를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세례교인이 감소하고 교단의 내일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층도 줄어들고 있다. 비단 우리교단 만의 상황은 아니지만 교단의 정체성이 애매모호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무엇이 우리 교단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어렵다고 우리 앞에 놓인 가시밭길을 훌쩍 뛰어넘을 방도는 없다. 내우외환의 상황이라고 한탄만 하고 있다면 이미 성결인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가시밭의 백합처럼 향기를 발했던 성결인 아닌가. 걸림돌을 하나씩 걷어내고 한 걸음씩 전진한다면 길이 보이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가질 수 있다.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에 충실하고 있는지,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면서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성결교회의 표상인 ‘성결’이란 두 글자에 주목해야 한다. 성경은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거룩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한다. 이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해, 닭의 울음소리에 울었던 베드로 사도의 통렬한 회개를 떠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경은 베드로를 각성시킨 ‘닭의 울음’을 통해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교회는 울음을 통해 영적 어두움을 깨트리는 닭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는 것을 잊어버린 교회는 결코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또 다른 키워드는 ‘개혁’이다. 개혁은 ‘새롭게 뜯어 고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잘못된 것을 제자리로 돌린다’는 의미다. 이 또한 회개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돌이켜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교회의 경우도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우리 성결교회도 새로운 변화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성결교회 다움’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초기 성결교회의 창립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교단 창립 110주년의 개혁은 결국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루터와 초기 성결교회 선진들이 외쳤던 개혁이 다른 것이 아니다. 그 본질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회개하고 복음을 제대로 실천하는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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