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앞둔 제자들 마음에 품고 보듬어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목회현장에서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습니다”

지난 11월 24~25일 서울신학대학교(총장 노세영 박사) 신학대학원(원장 조갑진 박사) 교수들과 제자들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졸업을 앞둔 제자들과 교수들이 밤을 새워 앞으로의 사역에 대해 함께 나누고 기도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교수들이 제자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해까지 졸업 예정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내서 교수들을 섬겼던 것이 관례였다면 올해는 교수들이 제자를 섬기는 ‘역 사은회’를 연 것이다.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더 이상 기존의 사은회는 불가능하게 되었고 몇몇 대학교에서는 사은회를 취소했지만 서울신대는 교수들이 섬기는 역 사은회를 마련한 것이다. 행사비용은 신대원 동문회와 학교에서 지원했다.

이번 행사 실무를 맡은 하도균 교수는 “부정부패를 끊기 위한 고육책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된 것은 이해되지만 신대원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이 교수에게 카네이션 하나, 생수 한 병도 대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문화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멀게하고, 이 때문에 교류와 소통없는 기계적인 사람들을 목회현장에 배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에 교수들이 나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석자들은 더 깊은 교제를 나누었다. 제자들은 교수들의 헌신적인 가르침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사역에 대한 고민을 나눴고 교수들은 사역의 길로 떠나는 제자들에게 목회자로서 갖춰야 할 성품과 소명에 대해 조언했다.

김시욱 전도사는 “교수님들이 우리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셨다는 것에 놀랐고 졸업해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선화 전도사는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학교생활이었지만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목회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갑진 교수는 “성결교회의 목회자로서 복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역자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역 사은회에서는 선배 목회자들의 특강도 이어졌다. 김회권 박사(숭실대)와 김삼 박사(애즈베리신학대)가 ‘목회자의 영적 갱신과 한국교회 부흥’과 ‘목회진로에 도움이 되는 이슬람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밖에 신대원 부원장 윤철원 교수의 사회로 ‘미래 목회와 진로’란 주제로 포럼도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최근 목회 트렌드에 대해 나누는 한편 목회지 등 실제적인 고민도 나왔다.

노세영 총장은 “이번 역 사은회가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직되어 있는 교수와 학생관계를 돈독히 하는 기회, 진정한 섬김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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