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봉 목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료에 의하면 10년 내에 80%의 농촌교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벌써 5년전 쯤 일이다. 우리 교단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총회에서 매년 6월이면 농어촌주일을 지킨다고 포스터 2장을 보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보내는지 잘 모르겠다. 농촌교회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흔히들 “농촌교회는 도시교회의 모판이다.” 또는 “어머니교회”라고 말하는데 그 모판교회, 어머니교회가 말라죽어 가고 있다.

어느덧 농촌에 내려와 목회한지 14년이 되었다. 처음 왔을 때 전원교회는 여느 시골교회처럼 천정에서 비가 새고 노인들만 있고 재정이랄 것도 없는 그런 교회였다. 당시에 나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농사였다. 과정은 어려웠지만 농사를 통해 목회와 지역과의 교류, 농사적 측면 모두 한 해 한 해 성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졌고 또한 계속 진행중이다.

내 목회는 안정을 찾았지만 나의 고민은 ‘이웃교회’로 확장됐다. ‘어떻게 하면 우리 농촌교회들이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지탱하고 유지하며 미래까지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단과 농촌목회 현장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교단에 농어촌부가 있지만 농촌교회가 사라질 위기에 대한 대책이나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2005년 서울신대에서 한시적으로나마 ‘농촌목회자 연구과정’이란 프로그램이 진행됐었다. 당시 2년 동안 150여 명의 농촌목회자들이 교육을 받았다. 현재 그중 몇십 명의 농촌목사님들이 열심히 농촌교회와 그 지역을 섬기며 사역을 하고 있다. 즉 최소한 마중물은 있다는 얘기이다. 최소한의 불쏘시개는 있다는 것에 조금은 위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생각이 있지만 농촌교회를 살리기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농촌 목회자들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 부임해 잠깐 있다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농촌교회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먼저 그 지역을 잘 알고 변화시키는 리더자가 되는 것이다.

둘째 교단에서는 해외선교처럼 농촌교회를 위한 선교창구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 개교회별로 농촌을 선교하는 교회들이 많이 있으나 그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수년간 선교비를 지원했어도 과연 그 농촌교회에 변화가 있었는가를 제대로 살펴봐야한다. 재정을 한곳으로 모아 꼭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지원전략을 세워야한다.

셋째 농촌교회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농촌교회에 땅을 사줄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농촌교회는 정말 열악하기 그지 없다. 농사지을 땅이 있어야 농촌목회가 달라질 수 있다. 농촌에서 지역민과의 소통은 농사를 하는 농토에서 이루어 진다. 들녘에서 일하다보면 이웃의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육적, 심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고, 농민의 삶을 그제서야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모든 농촌교회에 다 땅을 사주자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 순교를 각오하고 그 지역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매진하는 목회자와 교회를 잘 선별해서 1년에 2~3개 교회만이라도 농사 지을 땅을 사주면 10년이면 30개 교회가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만 된다면 농촌교회도 서서히 변화되리라고 본다.

넷째 농촌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지속교육도 필요하다. 신앙교육과 더불어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과 연계해 농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농사법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지역과 교회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농촌교회가 살아야 교단이 살 수 있다. 더 많은 대안이 있지만 시급한 것부터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것을 조금 꺼내 적어 보았다. 총회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농촌지역에서 목회하는 귀한 사역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힘을 내어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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