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고령자들의 사회참여 통로되어야”
고령화 사회, 한국교회 역할과 참여 모색

최근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란 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2015년 발표된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3.2%(657만 명)로 2010년 11.0% (536만 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는 교회 사역에도 영향을 끼친다. 인생의 황혼을 맞은 성도들을 위로하고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실천신학회(회장 한재동 교수)가 지난 9월 24일 예수소망교회에서 개최한 제7회 목회자 세미나에서는 100세 시대를 앞둔 성도들을 교회들이 어떻게 돌보며 공존할 수 있을지 모색했다.

이날 안선희 박사(이화여대)는 한국교회의 고령화 현상에 맞춰 단순하고 소박한 예배를 드릴 것을 제안했다. 안 박사는 “한국교회의 많은 예배가 원색적이고 화려한 의상, 과감한 장식과 풍성한 부피감, 과장된 조형수단으로 표현되는 문화예술적 경향의 맥시멀리즘(Maximalism)에 지배되고 있다”며 “문제는 이런 예배는 자극의 세기를 점점 늘려야 하고, 자극의 세기를 증가시켜 가는 과정에서 많은 재정과 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순하면서도 소박하고 본질에 충실한 ‘미니멀리즘(Minimalism)’적 예배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박사는 “예배의 단순함과 소박함은 은퇴 후 경제적, 관계적 상실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고령자들이 추구해야 할 형태”라며 “이 같은 생활방식을 형성하는 데는 미니멀리즘적 예배가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고령화 될수록 화려한 예배보다 소박하면서도 본질을 추구하는 예배가 은퇴자들의 삶과 정신, 신앙생활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안 박사는 교회에 출석하기 힘든 초고령자를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배 시간에 자택 등 자신의 공간에서 교회가 배포해준 예배 자료에 따라 개인의 기도시간을 갖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면서 “신앙공동체의 한 구성원임을 고려한다면 우편이나 전화 보다는 심방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고령자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노인들의 사회생활은 노인 대학이나 노인 교실의 수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으며 그들의 관심이나 역량, 교육 수준에 따라 다양한 섬김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생의 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청소년 가장이나 소외계층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줄 수 있고, 다문화·탈북자 가정을 위해서는 사회 적응과 정착을 도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노인들의 사회참여 방법으로 협동조합 설립과 지역사회의 협력 등을 제안했다. 전남 장성의 백운장로교회는 ‘행복한노인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해 노인들이 다른 노인을 돌보게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생협과 사회복지서비스를 결합한 ‘복지클럽 생협’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의 섬김 주체로 활동하는 사례가 있다.

또 임실에 있는 치즈마을에서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경운기를 만 65세 이상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회참여와 함께 간단한 돈벌이가 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 문제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가 되었다”며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회와 시민 사회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