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중심 교육·복음주의 신앙 고수할 것”

 

서울신학대학교 제18대 노세영 총장이 9월 2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노세영 총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 학생 중심 시스템 구축, 복음주의 교육, 대학 구조조정 위기 극복, 기독정체성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대학구조개혁 등 어려운 시기에 총장으로 선임되었다. 어떤 각오로 서울신대를 이끌어 갈 것인가?

노 총장 - 기쁨과 감사, 거룩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교차했다. 총장으로 선임된 후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학교를 섬기려고 한다.

신임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취임 후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무엇인가?

노 총장 -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교육에 힘쓰겠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펼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교수의 전공에 따라 커리큘럼이 달라졌지만 지금은 현장과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봐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총장의 개인 역량이나 생각보다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을 공유하고 해결점을 찾겠다. 교단에서 원하는 목회자 양성과 기독인 리더를 세우는 일은 총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건강한 교육을 위해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

목회자 수급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신학과와 신대원의 정원과도 직결되어 있는 문제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 총장 -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학대학교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학생들이 졸업하면 임지를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교단과 협의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필요하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겠지만 교단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신학교육이 목회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해결 방안이 있는가?

노 총장 - 목회 현장에 필요한 신학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총장으로 출마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신학대학원의 특수성을 살리는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취임 직후 신학대학원 독립을 위해 신학대학원 사무실을 분리했다. 과거에는 대학원 사무실에 직원 5명이 신대원과 일반대학원 업무를 모두 감당하다보니 벅찰 때가 많았다. 사무실 독립을 시작으로 신학대학원 교육만을 위한 프로그램과 독립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학교교육과 목회 현장을 함께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과거 강의실 중심의 목회실습을 목회 현장 중심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목회자들이 신학생들의 지도교수가 되어 현장에서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신학생 교육에 학교와 교회가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신학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성경읽기 운동을 펼치겠다. 3년 간 최소 10번 이상의 통독을 목표로 그룹별 성경읽기 운동을 계획 중이다. 이번 학기부터 신학대학원생들을 위한 새벽예배를 따로 드리기 시작했다. 영성있는 목회자로 준비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말씀과 뜨거운 기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목회자들에게는 사역에 필요한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있는 자료들을 모아 목회에 도움이 되도록 제공하겠다. 이후 목회자 재교육까지 학교에서 감당하는 것이 최종 계획이다. 

대학 내 일반학과들이 많아지면서 정체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노 총장 - 신입생과 재학생을 위한 신앙교육이 필요하다. 먼저 신입생은 서울신대의 이념에 맞는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성적 위주로만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2017학년도 입시부터는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한다. 앞으로의 입학생은 우리 대학의 정체성에 동의하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선발하려고 한다. 교목제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학과별로 담당교수들이 있지만 전담으로 학생들을 상담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목회자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재학생들에게는 예배의 다양화, 신앙상담 등을 통해 여러 방법들을 시도할 생각이다.

노 총장 부임 후 예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채플이 어떻게 바뀌었나?

노 총장 - 총장 취임 후 채플에 변화를 줬다. 과거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씩 전교생이 드리던 예배를 4번으로 나눴다. 화요일은 전체 예배, 수요일은 헌신자 예배, 목요일은 구도자 예배, 금요일은 찬양예배로 드리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찾아서 드릴 수 있게 했다. 예전보다 적은 수가 예배를 드리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학교예배에는 외부 강사를 많이 모시지 않을 계획이다. 당분간 우리 교수들이 번갈아 가면서 학생들에게 맞는 설교를 전하려고 한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한번이라도 더 학교와 학생을 생각하며 기도하자는 의미도 있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말씀을 전하자는 뜻도 있다.

제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2018년에 이뤄진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노 총장 - 2018년으로 예정된 평가가 내년으로 앞당겨진다는 말이 있다. 10월까지 최종 결정되겠지만 만약 앞당겨지면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진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더 나은 등급을 받기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평가 때보다 절대평가 보다 정성평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개혁 준비에 학교의 재정과 역량을 모두 쏟아야 한다. 특히 교수 충원율과 학습 만족도 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신학과 이외에 일반 학부를 위해서도 교육의 질을 개선해야 되지 않는가?

노 총장 - 일반 학부는 복음주의 기독교대학의 가치를 살리려고 한다. 좋은 복음주의적 사고를 가진 기독교인이 사회에서 어떻게 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전공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실력 외에도 사회에서 삶과 행동, 언어를 통해 기독교인으로서 본이 되는 모습으로 살게 하고 싶다. 무엇보다 ‘서울신대 졸업생들은 실력도 있지만 도덕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길 원한다.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누구보다 깨끗하고 남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인물을 키워내는 것이 지금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아니겠는가. 정신이 깨끗하고 영적으로 맑은 사람을 배출하는 것이 학부 교육의 목표이다.

서울신대 교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검증 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교수들의 윤리, 학문, 임용 문제를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는가?

노 총장 - 교수 임용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치겠다. 채용과정에서는 신앙과 학문성은 물론이고 서울신대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인성까지 점검하겠다. 정교수 뿐만 아니라 시간강사도 그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박사 논문부터 지금까지 공부한 것에 대한 질문과 인터뷰로 검증하겠다. 청탁이 아닌 철저히 신앙과 실력으로 사람을 뽑겠다. 

안정적인 학교운영을 위해서는 모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모금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노 총장 - 효율적인 교육과 대학평가를 위해서는 모금이 필수가 되었다. 교회를 찾아가고 학교가 교회와 총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을 것이다. 소수의 고액기부보다 다수의 소액기부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금전문가 영입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정신에 맞게 일할 수 있는 모금전문가 영입과 기부자 관리, 목표기부액 달성이 숙제이다. 먼저 한 달에 1만 원 납부자 1만 명 모집을 목표하고 있다. 지금은 750명 정도가 평균 5000원을 후원하고 있다. 교회는 규모에 따라 후원금을 조절해 1000개 교회를 모집하려고 한다. 교회 평신도 기관들에게도 소액 기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액기부에 대한 계획만 이뤄지면 일년에 약 30억 원 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기가 끝나고 어떤 총장으로 평가받기 원하나?

노 총장 - 마음에서 우러나는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진심으로 전하는 그런 말을 듣고 싶다. 내가 대학을 이렇게 발전시켰다는 자부심보다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수고 많이 했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 소원이다.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들을 포함해서 성결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 총장 - 우리 대학이 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교단이 염려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도록 변할 것이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가 건강하게 세워지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학교인데 잘못하면 질책 하시고 부족해도 격려 해달라. 구성원들에게도 총장 혼자만의 생각으로 끌고 가진 않겠다고 약속드린다.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채워달라. 건강한 비평이 학교와 교단 내에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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