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배 멀리하는 청년 늘어 … 봉사사역 중복 등 원인
교제, 양육훈련 등 필요 … 목회자, 리더 간 교류도 중요

80대 30, 45대 15.

게임을 가리키는 암호나 점수가 아니다. 교회의 청년 재적수와 청년부 예배 참석수의 비교다. 최근 진행된 개교회 사무총회를 살펴보니, 중소형교회를 중심으로 청년부 재적수와 청년부 예배 참석수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숨어있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청년부의 서바이벌, 한국교회의 서바이벌을 위해서는 믿지 않는 청년을 전도하는 것만큼 우리교회 숨어있는 청년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년들, 왜 숨었지?

안은혜 씨(가명)는 대예배만 참석한지 오래다. 그는 초창기 몇 번 청년부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갈 때마다 느꼈던 것은 새신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안 씨는 “친한 청년들 사이에 어울리기가 어려웠다"며 기존 청년들의 무관심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오라고 해서 갔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안 씨처럼 숨어있는 청년들이 청년부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색함'이다. 어색함을 깨뜨리기 어려워서 피하고, 피하다보니 어느새 청년부와 더 멀어진 경우가 많았다.

또 청년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취업, 연애, 학업 등 해야 하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세대라는 점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교회 청년부에서 교제와 고민을 나누기 보다는 교회 밖 또래집단에서 이러한 것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직장과 대학원을 동시에 다니는 김현석 씨(가명)는 논문 준비를 시작하면서 청년부 예배를 빠지고 있다. 주말은 김 씨가 논문 작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런데 청년부, 대예배를 모두 참석하다보면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과감하게 대예배만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이미현 씨(가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신앙적으로 기대고 싶은 마음은 커졌지만 청년부를 포기했다. 취업 성공 후, 금의환향하자고 마음을 다졌다. 이 씨는 “청년들이 가장 민감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 교회 안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교회 청년들끼리 취업 스터디를 한다면 신앙과 직업적인 면 모두를 만족시킬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들이 숨어버린 가장 큰 원인은 과다한 사역 중복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교사이자 청년부 회장이었던 최현정 씨(가명)의 주일은 목회자 못지 않다. 9시 대예배 참석, 11시 교사로 유초등부 예배 참석, 3시 청년부 예배 참석, 저녁 7시 저녁예배 참석. 주일마다 그는 그야말로 ‘교회에서 산다'. 최 씨는 “요즘은 체력을 넘어서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부담스럽다"며 “하나만 내려놓고 싶지만 지금 맡은 사역을 대신할 청년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년부 회장이었던 김미연 씨(가명)는 올해 초부터 숨은 청년이 되었다. 김 씨는 “공급 없이 매주 소진만 되었다"며 “조금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청년부를 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관심을 끌어라

그렇다면 청년들을 다시 청년부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까. 청년 목회자연합기관인 ‘영 2080'의 김휘성 총무는 “재미있는 청년부를 만들어주기 위해 청년부들의 필요에 관심가져야 한다”며 “직업, 정체성, 성에 관심이 많은 청년세대의 특징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교회 안에서 진행된다면 숨어있는 청년들을 다시 부를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많은 개교회에서 드라마팀, 선교팀 등 팀사역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취업상담팀, 어학학습팀, 독서나눔팀 등 청년들의 관심과 밀접한 팀 사역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예배의 형식 변화도 이것과 맞닿아 있다. 청년들에게 호응을 얻는 예배로의 변화는 대예배가 줄 수 없는 매력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회에서 청년예배를 대예배로 인식해주는 분위기다. 사역을 맡은 청년들은 기본적으로 예배를 두 개 이상 드려야 한다. 여기에 청년부 예배가 합쳐진다면 세 번 이상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상황을 고려해 충무교회(성창용 목사) 등 몇몇 교회에서는 주일 오후에 진행되는 청년부 예배를 대예배로 드리고 있다.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느끼며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다.

양육, 훈련으로 신앙 공급받기

청년들의 과잉 사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청년리더의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청년들은 교회학교, 성가대, 찬양단 등 곳곳의 일꾼이다. 문제는 한명의 청년이 과중한 사역을 짊어진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청년부 회장을 맡고 있는 청년들에게까지 사역이 집중되기도 한다. 은평교회 박진규 목사는 “지금 청년들은 신앙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소진만 되고 있다"면서 “교사와 찬양단 등의 사역은 공급이 아닌 소진 사역이다. 청년들에게 공급을 해줘야만 신앙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공급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청년 담당 목회자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는 청년담당 목회자들이 장년 교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주일에 청년을 위해 쏟을 수 있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적다. 또한 목회자가 자주 바뀌는 청년 목회의 특성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제자훈련을 통한 리더 양육이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목회자의 사역을 나눌 리더들을 세우는 것이다. 은평교회와 충무교회도 양육 프로그램으로 청년 성장을 일군 교회들이다. 은평교회는 자체 제작교재를 활용해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목회자는 리더 훈련을 맡는다. 리더들은 소그룹을 관리하며 멤버와의 교제와 신앙적 고민을 나눈다. 리더는 멤버들과 자신의 상태를 목회자에게 수시로 보고한다.

이러한 소그룹 관계는 청년 목회의 문제로 지적된 새신자 관리와 대처법에도 장점이 있다. 또한 개인의 신앙공급이 이루어지기에 사역 과잉에도 이겨낼 힘을 가진다. 충무교회 김희재 씨는 “소그룹은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니라 리더가 목회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훈련 과정을 통해 리더와 청년들이 신앙적으로 강해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사역을 가리켜 “가장 가까운 한국교회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청년의 때의 훈련받고 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이 이제 숨바꼭질을 멈추고 준비되도록 손을 내밀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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