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복 장로
지난 2월, 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이런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목회자 리더십이 교회성장에 미치는 연구’. 경남 창원에서 교회사역을 하고 있는 현직 목사가 창원대학교에서 행정학박사 학위취득을 위해 낸 논문이다.

질의 시간에 “목사님이 행정학을 공부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교회도 하나의 조직이므로 일반 행정 분야에서 다루는 관리기법을 원용할 수 있고 사행정 보다 공행정이 체계적 치밀성이 우월하므로 이를 교회행정에 적용하면 교회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과거 1970~80년대의 급성장 가도를 달리던 때와 달리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열정이나 기도, 그리고 삶에 있어서의 실천이 보이지 않고 침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갖는 느낌이다. 기독교의 세례교인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교회성장이라는 문제와 관련하여 목회자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의 논문에서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창원시내 15개 교회에서 384명의 직분자와 일반 성도들을 무작위로 추출, 설문지를 배포하여 사회과학적 조사방법으로 접근·분석한 자료에서는 사회가 교회를 비방하고 교역자에 대한 불신이 높아도 성도들은 비교적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담임목사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72.4%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불만족은 7.5%에 불과했다.

타 교단에서 나온 자료지만 우리로서도 참고할 만한 정보라고 생각된다. 최근 우리 교단의 모 목사가 정상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일탈된 행태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고 교회의 위상에 큰 흠집을 낸 일은 개탄에 앞서 부끄러운 일이다.

교단 총회장과 신학대학교 총장, 배움을 같이 했던 신학과 동기회가 자성과 회개, 사과문과 죄책 고백문을 교단 신문에 실은 것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목사도 사람이다. 잘못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죄악을 가벼이 여기고 스스로의 존재나 위치를 망각하고 있다 것, 이것이 문제이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되뇌며 자기 역할을 해 나간다면 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누구나 직업의 윤리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연구자는 교회가 성장·발전하려면 무엇보다 목회자 개인의 윤리성과 섬김의 자세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목회자의 윤리적 리더십이 신자들의 교회생활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교역자가 흔들림 없는 윤리관을 가지고 교회 안팎의 일을 공정성과 건전성에 두고 사심 없이 해 나간다면 성도들의 존경을 받고 그들의 신앙생활에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목회자의 섬김 리더십 유무가 교회성장을 크게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섬김 리더십은 교역자의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성도들을 섬기고 감정을 공유하고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으로 인간관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자는 교역자가 성도들을 인정하고 섬기면 교인들은 교회의 목표에 동조하며 교회조직에 몰입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현직목사가 왜 이런 논문을 쓰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한국 교회, 특히 목회자의 잘못된 행태를 적나라하게 들추면서 동역자들의 자성을 유인하고 회개함으로써 새로운 교회상을 세워야겠다는 심정이 아닐까 나름대로 짐작을 하면서 여전히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람은 누구나 잘 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영혼을 다스리는 교역자는 남다른 직업관이 투철해야 한다는 것은 사회 일반인이 가지는 잣대이다. 교역자는 보통사람과 다른 차원에서 이해 한다는 의미이다. 전국에는 약 20만 명의 교역자와 7만여 교회, 1200만명의 성도가 있다고 한다. 한낱 교역자의 잘못이 교회의 위상을 흩트리고 바른 신앙관을 가진 성도들의 믿음을 해칠 수는 없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히브리서11:1)”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