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이들에게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TV 프로그램 가운데 ‘나 혼자 산다’라는 이름의 시리즈물이 있다. 주인공은 대체로 불혹의 나이를 넘었으며, 경제적으로는 그 또래의 다른 사람들보다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전문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예인, 방송인들이다. 2030세대 때는 ‘엄친아’ 그룹으로 손꼽힐 만했던 사람들이 독신으로 살고 있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의 나라들에서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40퍼센트를 넘어섰다. 미국,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1인 가구 비율도 40퍼센트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을 기준으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퍼센트를 넘어섰고 2035년 쯤에는 35퍼센트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1인 가구의 증가는 고령화 사회 진입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노년의 이혼율 증가와 과거 세대가 가졌던 결혼관과 가족관에 연연해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의식변화가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결혼이 필수였던 시대에는 미혼의 싱글은 초라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1인 가구를 당연한 대세로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은 ‘완벽한 싱글’의 삶을 추구하는 화려한 싱글이기 위해 결혼제도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 젊은 전도사들 목사들의 세계라고 1인 가구의 쓰나미를 피해갈 수 있을까. 실제로 근로자 최저임금수준에도 못미치는 생활비를 받으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젊은 교역자들의 무모하리만큼 담대한 용기는, 아직은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도와주실 것이라는 교역자다운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일 게다. 그러나 누웬(H. Nouwen)도 탄식했었다. “가족에게 얽매이지 않았다면 더 가난한 자리로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 ‘로마인의 이야기’로 이름이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의 한마디. “길 잃은 한 마리 양은 문학이나 종교가 관심하는 영역이고, 아흔아홉 마리는 정치와 역사의 영역이다.” 길 잃은 한 마리만 관심해야 하는 목사들은 숙명적으로 가난할 수 밖에 없다. 그 숙명이 젊은 목사들에게 1인 가구를 강요한다. 이제는 교단이 대처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진실하려면 가난해야 함을 믿는 목사들이 아흔아홉이라는 숫자를 곁눈질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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