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식 박사(하저교회·런던신학대학 설교학 박사)
스펄전의 ‘센스 어필’우리나라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1860년대, 런던의 터버너클 교회에서는 스펄전의 설교를 듣기 위해 약 6000명의 회중이 몰려 들었다.

발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는 교회에서 마이크도 없이 오직 육성으로만 설교하던 스펄전의 설교에 관해 당시의 신문의 한 기자는 이렇게 논평하였다.

“스펄전은 생생한 그림언어와 인상적인 스타일로 설교한다. …그의 청중 중에 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펄전의 설교가 그토록 많은 이들을 매료시킨 이유 중 한 가지는 당시의 냉담하고 형식적인 설교방식을 탈피하고 입체적이며 다면적인 전달법을 사용한 까닭이다.

이를 위해 스펄전이 즐겨 사용한 방식은 청중의 다양한 감각에 호소하는 ‘센스 어필’(Sense Appeal)이다.

센스어필은 아담스(J. E. Adams)가 적절하게 분류했듯 직접적인 감각호소와 간접적인 감각호소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감각호소란 “보라, 바라보라, 주시하라, 들으라, 마시라, 맛보라”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청중으로 그들의 감각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을 움직이도록 직접적으로 요구하거나 명령하는 방식이다.

반면 간접적인 감각호소는 직접적 지시없이 묘사를 주요한 수단으로 감각에 호소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스펄전의 설교 속에 보다 두드러진 방식은 주로 간접적인 감각호소의 방식이다.

스펄전의 감각호소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시각에의 호소이다. 예를 들어 그는 시련의 필연성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아름다운 장미꽃에서 가시를 보게 됩니다.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장미꽃을 꽃병에 꽂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시가 달려 있는 줄기도 필요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죄악의 비참한 결과에 관해 “담쟁이 덩굴이 나무의 줄기를 휘감았고, 거대한 뱀처럼 에워싸고, 나무를 으깨고 있습니다. 그 나무는 죽어가고 있으며 나무의 생명은 그것을 휘감은 이 기생식물에게 빨리고 있습니다”라고 시각에 호소한다.  

시각에의 호소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펄전의 감각호소는 청각이다. 스펄전은 청각호소를 위해 주로 악기나 자연의 소리를 즐겨 사용한다.

예를 들어 스펄전은 죄를 일깨우는 성령의 역사를 묘사하며 “성령은 시내산의 천둥소리가 죄인의 귀에 울리게 하고 갈보리의 속삭임이 영혼 속에 파고들게 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의 인격을 통해 영광을 드러내시는 주님의 사역에 관해 “다윗의 악장의 손이 열 줄 하프의 모든 코드를 잡았던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의 전 인격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십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스펄전은 비록 시각과 청각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후각, 미각, 촉각과 같은 다른 감각에도 호소한다.

예를 들어 스펄전은 촉각에 호소하며 신자가 미워해야 할 죄에 관해 “죄는 바로 구세주의 심장을 찔렀던 칼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청중의 후각에 호소하며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그분의 성령을 받아 누리며, 예수님의 옷에서 몰약과 침향과 계피의 향이 풍겨나듯 그들의 옷에서도 같은 향이 풍겨날 것입니다”고 말한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의 종류에 관해 “감미로운 포도주 같은 하나님의 말씀뿐 아니라, 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약과 같은 말씀을 듣는 것도 우리에게 유익합니다”라고 미각에 호소하며 말한다.

오늘날 현대 설교학의 중요한 화두 중 한 가지는 텔레비전으로 인한 청중 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메시지의 전달의 문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펄전의 설교언어는 위기에 처한 현대 강단을 위한 중요하고 실제적인 열쇠를 제공해 준다.

아담스는 감각에 익숙한 텔레비전 세대에 설교해야 하는 현대 강단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며 스펄전의 센스어필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였다. “만약 텔레비전 이전에 이러한 언어의 사용이 요청되어졌다면 오늘날의 청중들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더욱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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