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밑에서 교인의 목소리 듣는 목회자 필요
수직 아닌 수평으로 관계 전환하는 노력 동반돼야

교회 구성원의 갈등으로 인한 분쟁은 개인과 공동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특히 목회자와 성도들 간에 일어나는 갈등은 많은 이들이 공동체를 떠나거나 아예 신앙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교회 내에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회피하거나 은혜라는 단어로 덮어두기 쉽다. 그러나 현장 목회자들과 상담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교회 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안용식 목사(김해제일교회)는 교회 내 갈등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적극적인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목사는 “미국에서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교회 내 상하수직적인 관계가 만연한 것을 보며 놀랐다”며 “담임 목사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부교역자들의 수동적인 자세와 평신도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딱딱한 수직관계는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 내 수직적인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안 목사가 도입한 것은 모든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당회에서는 선배 장로들이 사역 노하우를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장단점을 후배 장로들에게 물으면서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 교역자 회의에서도 부교역자들의 의견을 존중한 결과 적극적인 자세로 사역에 임하게 되었다. ‘내 의견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들어주고 있다’는 의식이 생긴 것이다.

안 목사는 “각자가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지만 열정과 사역을 서로 이해하지 못할 때 갈등은 시작된다”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수긍하는 열린 자세와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용과 이해 필요해
김중현 목사(사랑의동산교회)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포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목회자가 영적으로 품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김 목사는 목회 초년병 시절 한 장로의 루머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목사가 선택한 방법은 끝까지 그를 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김 목사는 매일 그 장로를 위해 기도하며 품었다.

그는 “목회자들이 쉽게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성도들과 갈등을 겪을 때 강단에서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것인데 이런 방법은 불신을 키울 수 밖에 없다”며 “내가 지금 힘들어도 끝까지 그를 축복하고 기도하며 품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목사를 비방했던 장로는 가장 든든한 동역자로 성장했다.

입은 닫고, 귀는 열고
상담 전문가들은 교회 갈등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정기 교수(서울신대)는 “목회자는 강단에서 설교로 말씀을 전하지만 때로는 강단 밑으로 내려와 성도들의 아픔을 돌보는 치유자 역할도 해야 한다”며 “성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간다면 갈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성도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회 성장과 부흥만을 외치는 것은 성도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중형교회 규모 이상의 교회에서 목회자가 모든 성도들의 상담자가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교회 리더들을 상담자로 양육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목회자가 모든 성도들을 돌볼 수 없으면 중직들을 훈련시켜 성도들을 돌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희철 교수(서울신대)는 갈등이 있을 경우 목회자가 성도들을 끝까지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갈등이 있을수록 자주 만나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목회는 세상 속의 인간관계와는 다르게 영적으로 성도들을 돌보는 일임을 기억하고 그들이 실족하지 않도록 목회자가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