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3호> 남녘 산골 어느 교회에서... - 한국성결신문 한국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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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호> 남녘 산골 어느 교회에서...
[983호] 2015년 02월 13일 (금) 14:23:24 성결신문 webmaster@kehcnews.co.kr

▨… 남녘 산골 어느 교회에서 주일예배가 막 시작되었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창문을 흘긋 바라본 할머니 한 분이 손을 번쩍 들더니 말했다. “목사님, 나(내)가 오늘은 예배 조퇴 좀 해야겠응께 봐주시씨요.” 멍해진 목사에게 할머니는 빨래를 널어놓고 왔는데 비가 오니 어떻게 하느냐고 말하며 일어섰다. 목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실 때까지 찬송부르며 기다릴테니 얼른 다녀 오세요.”

▨… 이 남녘 산골 교회 목사가 목사란 단어를 날을 세워 풀이한 적이 있다. “목사는 목 좋은 곳을 노리며 사기치는 자이다.” 이 목사가 우리교단 소속이 아니기에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까. 막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느냐고 핏대를 세워야 할까. 그도저도 아니면 그렇게 자학하면서 목회는 왜 하느냐고 측은해 해야 할까.

▨… 목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곳으로는 빠져 나갈 수 없는) 중요한 통로의 좁은 곳이다. 흔히 장사하는 이들은 목이 좋으면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교회도 그럴까? 개척교회로서야 ‘목 타령’이 배부른 사람들의 반찬 투정이겠지만, 오늘 한국 대형교회들의 입지조건을 보면 목사들이 목 좋은 곳을 노린다는 남녘 목사의 직격탄이 결코 허언이 아님도 확인할 수 있다.

▨… 목 좋은 곳은 산골 보다는 중소도시가, 중소도시 보다는 대도시가 목사들이 꿈을 성취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어떤 목사에게는 온라인의 설교자 자리가, 교단정치에서 행세깨나 할 수 있는 자리가, 허명이라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목 좋은 자리로 클로즈 업되는 것 아닐까. 오늘처럼 목사들이 그 본분을 쉽게 내동댕이쳐 버린 때가 없었기에 남녘 목사는 ‘사기치는 자’라고 자학한 것이 아닐까.

▨… ‘신곡’에서 지옥을 순례한 단테는 살인이나 강도보다 남을 그럴듯하게 속이는 죄가 더 무겁게 벌을 받고 있음을 보았다. 특히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을 기만한 자들은 지옥의 맨 밑바닥에서 엄한 벌을 받고 있었다. 단테의 순례기가 비록 문학작품일뿐이라고 하더라도 오늘의 목사들에게, 신앙인들에게 들려주는 경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일까. 목사는 목 좋은 곳 노리며 사기치는 자일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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