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에 학사모 쓰고 대학원도 진학한 할머니 전도사

“배움에 나이가 있습니까? 힘주시는 대로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지난 8월 25일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2013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김숙하 전도사(영안교회 명예)가 75세 최고령으로 학사학위를 받아 주목받았다. 서울신대가 학사학위를 준 이래 역대 최고령 졸업자다. 김숙하 전도사는 “고령에 학사학위를 받은 게 내세울  일은 아니지만 감개무량하다”며 학사학위를 취득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도사는 평생 전도사로 헌신하다 2004년 65세로 은퇴했다. 가정도 꾸리지 않고 목회에만 매달려 왔지만 못 배운 것을 늘 아쉬워했다. 젊은 시절 대한신학교와 수도성서신학교(서울신대 편입)를 졸업하고 반평생 전도사로 사역했지만 “뭘 잘 모르면서 지도하는 것 같아 하나님께 죄송하고 성도들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기회만 되면 공부하고 싶어 학교 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배움의 기회가 허락되지 않았다. 강원도 정선 오지에 부임한 후에도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 전도사는 명예전도사가 된 후에도 배움의 열정이 남아 여려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배움의 갈증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제대로 된 학위가 없는 것도 마음 한구석에 한이 됐다. 그래서 2011년 학업을 그만둔 지 40여 년 만에 다시 학교 문을 두드렸다. 서울신대 평생교육원 신학과 학사학위 과정(학점은행제)에 지원한 것이다.

주변에서 “그 나이에 무슨 공부를 더 하려 하느냐”고 핀잔할 것 같았지만 용기를 냈다. 물론 수업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한번도 결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3년 6개월여 만에 학사모를 쓰게 됐다.

김숙하 전도사는 “공부하는 동안 정말 쉽지 않았어요. 나이들어 공부하려는 정말 어렵더라구요”라고 말했다. 힘이 들 때 그를 잡아 준 것은 하나님이었고 교수와 학우들의 돌봄도 큰 힘이 되었다. 김 전도사는 “교수님들이 얼마나 격려하고 좋은 말을 해주는지 힘을 안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장을 받았지만 그의 학구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목표인 할머니 전도사는 올해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후기 모집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최고령 대학원 진학생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9월 1일 대학원 수업을 받게 될 김숙하 전도사는 “더 배워서 하나님께서 시키실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면서 만학의 꿈을 이루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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