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목사(인천남지방∙늘사랑교회)
교회 화원 안에서 금화조라는 새를 기르고 있다. 금화조는 체구가 아주 작고 색깔은 잿빛이다. 가슴까지 흑백 가로 무늬가 아름답게 정돈되어 있어 아름다움을 더하고 부리가 짙은 주황색이어서 생명이 왕성해 보이고 매력적이다.

새벽녘이면 새들 중에 제일 먼저 허스키한 목소리로 새벽을 알린다. 활동적이지만 산만하지 않고 안정적이라서 집에서 기르기에 적당하다. 번식에 있어서 서로 좋아하는 짝을 짓는 것이 어렵고 산란하더라도 부화과정이나 새끼를 키우는 것도 어려워서 십자매 등에 가모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교회 화원에 기르는 금화조가 올 1월, 추운 겨울에 어느 날 갑자기 한 쌍의 금화조가 한 마리의 새끼를, 얼마 있다가는 두 마리 새끼를 더 데리고 어디선가 나타났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는 곳에 집을 짓고 산란하여 부화한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어디에다 알을 낳고 부화했는지 찾아 살펴보니, 다시 몇 개의 알을 산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자기들이 거하는 집을 안다는 것을 인지한 후부터는 어미는 산란한 알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아 부화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후에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금화조는 어디에다 집을 짓고 알을 낳아 부화하였는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끼 한 마리를 부화하여 데리고 있었다. 앞으로 몇 마리 더 부화되어 나올지 기대가 된다. 금화조는 보호 본능이 그 어떠한 새보다 강하다고 느껴진다.

한 겨울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아 부화한 집을 보니, 바람 하나 들어갈 곳 없을 정도로 방한을 철저하게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폐, 엄폐기술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나 산란의 장소를 사람에게 노출이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린다.

그래서 금화조가 어떤 곳에 집을 짓고 산란하던 간에 의도적으로 무관심하고, 충분한 먹이와 물을 주는 데에만 신경 쓰는 것이 금화조의 번식에 지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환경이나 정서적으로 보호본능에 충족될 때만 번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하나님의 주신 섭리의 일환이다.

최근 한국에는 인구감소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자녀를 낳아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여겨 적게 낳으려는 젊은이들의 생각 때문이다. 거기에다 불임환자가 상당하고 증가 추세라고 한다. 불임의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래서 임신에는 안정된 가정과 주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에는 남의 결점만 찾는 나쁜 풍토가 생기기 시작했다. 검증이라는 미명아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그것을 세상에 낱낱이 알리고 있다. 거기에는 인권과 프라이버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약점이나 결점을 찾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마음이 씁쓸하다. 그러한 일에 주도하는 사람들이 한때 사회에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쓸쓸하다.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복을 받고 잘되는 나라가 되려면 적어도 한 사람의 인격과 프라이버시는 챙겨서 조금이나마 생존의 보호본능을 지켜주고 충족해주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슬픔을 당한 가정과 그리고 큰 상처를 입은 분들과 그 가정에게 같은 위로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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