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가 바껴야 교회가 산다” ...우리시대 설교자 10인의 진솔한 고백

한국의 목회자만큼 설교를 많이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넋두리, 예화 나눔이나 성경 공부에 머무르는 경우 또한 없지 않다.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20~30여년 된 설교노트를 붙잡고 같은 강단에 서는 목회자들 또한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목회자로서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그러면서도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 설교다. 목회에 대한 우리시대 10인의 설교자의 진솔한 고백이 책으로 엮어 나왔다. 국민일보에서 오랫동안 글쓰기에 전념해 온 이태형 기자(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가 오랫동안 만나 사귐을 가진 유명 목회자들의 목회철학과 그들의 설교론을 정리했다.

오늘의 설교와 목회자

▲ 우리시대 설교자 10인의 진솔한 고백은 감동을 남긴다.

설교의 청취자는 어떤가? 유명 설교가의 설교를 골라듣는 시대가 된지 오래다. 케이블과 위성방송, 인터넷을 통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한마디로 ‘골라먹을 수 있는 설교’가 넘쳐 나는 것이다. 그러나 미신자, 비신자들에 대한 기독교의 영향력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부적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기독교인 스스로가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말씀의 선포로써 설교는 더 이상 금과옥조가 아니다. 성도들은 한 귀로 듣고 잠시 가두어두었다가 다시 한 귀로 흘려보낸다. 감동은 넘쳐나지만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설교는 설교자의 문제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를 듣기만 하는 성도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설교자요 목회자인 10명의 고백
저자는 이들에게 ‘목회란 무엇이고 인생이란 무엇이며 성공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목회자들의 자기성찰과 진솔한 고백은 목회와 설교의 본질, 목회자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새롭게 생각하게 한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들의 삶의 고백은 멀게만 느껴졌던 유명 목회자들을 보다 가깝게 느끼도록 하며 동시에 왜 그들이 한국교회에서 쓰임 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옥한흠, 정필도, 홍정길, 이정익, 이동원, 하용조, 이재철, 정삼지, 강준민, 전병욱 목사. 그들은 기교나 방법 이전에 설교의 본질적인 면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며 동시에 목회자 자신에 대한 성찰, 그리고 설교 본문에 대한 깊이 있는 묵상을 요청한다. 세부적인 면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설교의 준비 방법은 엇비슷하다. 바쁜 시간을 쪼개면서도 충분한 독서와 전해야 할 말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성찰, 기도는 공통분모다.

한국교회 위기 진단과 해법
이들은 한국교회의 위기 원인을 설교자, 목회자들에게서 찾고 설교자의 변화를 갱신의 출발점으로 강조한다. 강단에서 온전한 복음이 전달되는 것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는 말씀의 편식이 성도를 허약체질로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홍정길 목사는 청중의 기호에 영합하는 설교자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지적한다. 이정익 목사는 ‘조미료를 많이 친 설교는 메시지의 맛이 달아난다’면서 설교자의 강한 목적 때문에 성경적 설교가 훼손되고 있음을 비판하고, 하용조 목사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요청하면서 ‘대중이 원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대중에게 필요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또한 설교문 작성 후 스무 번을 고친 이야기,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젊은 목회자의 설교를 녹음해 듣는다는 이야기, 전임자와 후임자의 아름다운 동행이야기, 일주일에 서너번 신장투석을 받는 이야기, 설교자들의 설교 메모장, 하루 60㎞를 자전거 타는 이야기 등 목회자들의 일상적 삶과 지나온 이력, 취미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강단의 모습만을 보아온 성도들에게 목회자들을 더욱 편안하게 느끼도록 이끈다.

내일의 설교자를 위해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한 10명의 목회자는 인기 있는, 한국교회 상위 1%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갱신과 부흥은 99%의 설교에 달려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한다. 이들 10인의 삶은 99%의 목회자들에게는 모방해야 할 설교자요 목회자들이다. 그것도 단순한 복사나 복제가 아니라 창조적인 모방이어야 한다. 그럴 때 청출어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설교자들의 이야기만 담겨 있다고 보아서는 안된다. 성도들이 설교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으로 실천할 것인지 담겨있는 것이다. 목회자로, 하나님 말씀을 대언하는 설교자로, 그리고 선포한 말씀대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기성찰과 고백이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게 한다. <포이에마/288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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