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전통적 설교는 대체로 연역적 설교이다. 서론에 이어 3대지 분석, 설명 예화 한 두 개, 적용 그리고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 방식의 설교는 명료한 이해와 명료한 해석 그리고 명료한 적용을 중시하며, 형식상 주로 연역적, 명제적 성격을 띤다. 3~4개의 대지를 통해 본문이 담고 있는 명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연역적으로 풀어 설명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설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본문의 교훈을 “가르치고” 회중들에게 본문의 내용이나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하나님 말씀의 전달이라는 설교의 근본성격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적 전달은 개인의 주체성이 극대화된 현대세계와는 잘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역적 대지설교의 장점을 놓치지 않으면서 오늘의 의사소통방식에 부합하려는 개선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설교의 도입부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이 방식의 도입부는 설교의 주제와 전개 방향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전부였다. 그래서 설교문을 완성한 후 맨 마지막에 서론을 작성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현대가 쌍방적 커뮤니케이션과 설득의 시대임을 감안하면 예화+본문에 대한 개략적 설명(혹은 역순으로)의 방식으로 도입부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예화는 설교전체의 서론적, 문제 제기 혹은 명제 안내 기능을 가지며 회중의 정적인 터치를 목표로 한다. 즉 설교전개와 주제에 대한 정보제공을 넘어서서 감정적인 터치와 동의까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본문에 대한 개략적 소개에서는 세심한 주석 작업을 통해 회중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예화의 결론과 본문 설명의 결론이 동일하든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상반된 관점을 제공함으로 회중으로 생각을 유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지는 예화 혹은 본문 설명의 핵심에서 드러나는 설교의 명제를 자세히 설명하는 기능을 갖는다. 즉 명제의 성격에 따라 명제의 성격과 내용, 명제에 도달하는 방법이나 절차, 명제에 대한 이유 등을 다루는 기능이 대지에 주어져 있다.

대지의 설정은 대지설교의 본래 명칭이 ‘삼대지 설교’임을 감안할 때 가급적 3대지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대지 역시 천편일률적인 배열을 벗어나야 한다. 즉 1대지의 설정을 원리+사례를 통한 설명이라는 연역구조로 했다면 2대지는 명제의 방향만 제시하고(죄를 해결해야 한다. 대신 우리에게는 해결할 것이 있다) 해답이 대지의 마지막에서 분명해지는 귀납적 구조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설교자는 연역설교의 일방성을 탈피하고 회중을 설득하는 설교의 연설적 성격을 회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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