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목(1959~1682)은 조선왕조 중기에 한 시대를 풍미한 스승이었다. 그가 말년에 자신의 평생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평가한 글을 남겼다. “말은 행동을 가리지 못했고, 행동은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한갓 시끄럽게 성현의 말씀을 즐겨 읽었지만, 허물을 고친 것은 하나도 없다. 돌에다 써서 뒷사람을 경계한다.”(한글 역;정민) 허목의 글을 읽으며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목사님들이 몇 분이나 계실까?

▨… 1년하고도 반년이 더 지났다. 교단의 총무 선거가 있었다. 입후보자는 저명한 목사님들이셨고 투표자들은 교단 안에서 인정받는 목사님, 장로님들이셨다. 주님의 제자, 성령의 역사하심과 같은 어마어마하게 거룩한 단어들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세상’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고 입후보자도, 투표자도, 구경꾼도 동의까지는 못해도 통의하는 체는 하고 있었다.

▨… 낙선된 사람이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선관위와 헌법연구위가 팔을 걷어붙이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신임 총무는 취임예배를 드리고 1년 반 이나 총무의 직임을 수행했다. 그 수행 와중에 총회재정 비리고발이라는 뇌관을 터뜨렸고 총회원들은 총회비가 하나님께 드려진 거룩한 헌금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부랴부랴 7인전권위를 구성했다.

▨… 7인전권위는 전총무에게 목사직 정직 2년, 신총무에게 총무직 정직 2년을 선고했다. 신총무는 전권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일이 참 거룩하지 않게 꼬이고 또 꼬이는 사이, 총회장은 전총회장이 결재하지 않았던 선관위의 당선무효 서류 사본을 찾아 결재해버렸다. 신총무의 당선은 무효라는 것이다.

▨… 새 총무를 1월 22일에 뽑기로 임원회가 결의했다. 부총회장 두 분은 그 결의를 반대하며 퇴장했다. 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충서지방 소속 대의원들과 일부 대의원들은 총회장 불신임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뭐가 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태 속에서 성결교단은 간음현장에서 사로잡힌 여인의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다. 너희 중에 성결한 자가 있으면 먼저 돌을 던지라. 이 음성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총무들인가, 총회지도부인가, 우리 자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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