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교회 개척 김범기 목사
언어장애 심해져도 설교 척척
성전 키우고 성도들도 늘어가

김범기 목사와 오솔길교회 성도들.
김범기 목사와 오솔길교회 성도들.

목회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서지방 오솔길교회(김범기 목사․사진)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김범기 목사는 43살의 나이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교회를 개척해 성결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로서의 삶을 감당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강서교회의 작은교회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15평에서 현재의 50평 규모의 교회로 이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 10년 차였던 김 목사의 병세가 악화되어 언어장애가 심해질 무렵이기도 했다. ‘목사님, 언어도 되지 않는데 무슨 성전 확장이냐’며 두 가정이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교회 이전에는 개척 초기부터 함께했던 7가정에서 5가정 만이 동참했다.

김 목사 입장에서도 제대로 설교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떠나는 성도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때 KT에서 제공하는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알게 된 김 목사는 지난해 10월부터 AI 설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 시켜주는 AI 보이스 스튜디오는 5개 국어로 감정 더빙까지 가능하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거동도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설교자로서의 의무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과 노을음악회 등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에 감동한 두 가정이 새롭게 등록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지난 설 연휴에는 20명이 넘게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김 목사는 “처음엔 저도 어색하고 성도들도 어색해했다. 그러나 차츰 서로 적응하고 있고 성도들의 요구사항도 듣고 수정하고 있다”며 “비록 파킨슨병으로 언어장애가 와서 소통이 힘들지만, 오히려 준비는 더 철저하게 하게 된다. 요즘은 AI가 모세에게 아론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AI 설교를 비롯해 목회 전반에서 손과 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못했다. 김 목사는 “아내와 아이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할 수 없었을 일들”이라며 “그저 하루하루가 감사한 삶”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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