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망치질 희망을 심다

무주택자에게 소망의 집 제공 … 무더위 뚫는 힘찬 망치소리
교회, 기업 등 다양한 후원 손길 가득 … 봉사자 행복 얻어가

춘천시 신북읍 천천리에 자리한 소망의 마을에 지난 7월 28일 130여명의 대학생들이 방문했다.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본부(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이순)가 전국 여섯 곳에서 진행하는 2008년 한국번개건축(KBB·Korea Blitz Build)이 이곳 소망의 마을에서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소망의 마을은 2003년부터 대지를 구입하고 건축을 시작해 현재 7개동 27세대가 입주해 있으며 올해 8가구가 입주할 2개동을 새로 건축하기 위해 젊은 대학생들이 나선 것이다.

이미 전문가들이 콘크리트 골조를 세우고 기초 공사를 마무리한 상황. 자원봉사자들이 할 일은 벽체를 세우고, 망치질과 톱질로 목재를 다듬어 지붕을 덮는 공사를 해야 한다. 한여름 뙤약볕에 달궈진 지붕 위에서 못질을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전모 사이로 땀이 비 오듯 흘러 내렸고 햇볕에 그을린 팔은 따가웠다.

쉬엄쉬엄 일하는 것 같은데도 팔과 어깨는 못을 박는 망치가 무거워 힘겨울 때도 있었다. 장마철 기간이라 하루는 비가 계속 쏟아져 공사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그래도 젊은 대학생들이어서 그런지 지칠 때마다 밝은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열심을 내는 것 같았다.
서울여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무덥고 힘들지만 친구들과 함께 집 없는 이들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든다”면서 못질을 계속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 학생은 “외삼촌의 권유로 참여했다”면서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한국해비타트가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한 2008 한국번개건축은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춘천, 천안아산, 대전, 칠곡 등 전국 여섯 곳에서 진행되었다. 전문가들의 지도와 지원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4박 5일간의 일정동안 12개동 46가구가 생활할 주택을 건축하는 일에 적극 참여했다.

경희대, 명지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학생 130여명은 춘천에서, 고려대 아주대 덕성여대 한양대 학생들은 군산에서, 대림건설 직원 등은 칠곡에서, 볼보건설과 대한항공 등은 대전에서, 삼성물산 등은 충남 아산 등에서 공사에 참여했다. 개인자격으로 참석한 자원봉사자도 많았는데 이들은 톱을 들어 나무를 썰고 망치와 못을 들고 벽을 세우고 지붕을 덮는 일에 참여했다.

KBB 참여자의 면면은 매우 다양했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참여한 대학생을 비롯해 휴가를 반납하고 참여한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보람찬 방학을 선사하고자 온 아버지와 아들도 있었고 신혼부부들은 뜻 깊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함께 집짓기에 참여한 신혼부부들도 있었다. 그룹 경영자부터 일반 직원,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 그리고 지어질 집에 입주할 주민들도 망치를 들고 공사에 참여했다. 올해 5월에 결혼하여 아내와 함께 참가한 볼보건설기계 신민준 씨는 “부부가 함께 뜻 깊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참가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더 많은 부부들이 참가해 이웃 사랑실천을 이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집 한 채가 완성되기까지는 공사에 참여하는 많은 손길이 뒤에 있다. 여러 기업과 개인 후원자들이 내놓은 성금은 부지와 건축자재를 마련하는 데 쓰이는 소중한 재원이다. 기업들은 매년 1~2억원씩 수년을 지원하는 곳도 있고 전문적인 기술자를 파견하여 공사를 지원하기도 한다. 특히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해 사회봉사 참여 기회를 독려하기도 하고 자원봉사자를 위한 간식과 음료수 등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다. 교회들도 후원, 협력단체로 참여해 해비타트의 운영을 돕고, 자원봉사자를 위한 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번개건축 등에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공사를 돕기도 한다.
사실 해비타트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일을 통해 입주자가 얻는 기쁨보다 자신들이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말한다. 한여름 땡볕으로 달궈진 지붕 위에서 하루 종일 일하다보면 지치게 되지만 이때 얻는 보람은 어떤 것도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온몸은 뻐근하고 아프지만 집짓기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은 무엇보다 값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집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무주택자들로 입주에 소요되는 비용은 5000만원이다. 그것도 무이자로 30년 동안 매월 원금만 갚아나가면 된다. 그래서 사랑의 집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희망과도 같다.
해비타트는 기독교 정신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입주자들의 종교가 입주 자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사랑의 집에 거주할 수 있으며 이 집을 통해 큰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인간은 가족과 이웃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살 집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꼭 필요한 운동이며 선교2세기 성결교회가 해야 할, 그것도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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