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이렇게 합니다한국에서는 단기선교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아직 유럽의 교회들은 교인들이 직접 단기선교에 나서는 일에 활발하지 못한 듯하다.

중동, 아프리카 대륙을 볼 때 유럽의 한인교회는 이점이 많다. 문자 그대로 헤쳐모인 ‘디아스포라(diaspora)’ 한인교회가 이제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가는 원심적인 선교(centrifuge mission)의 명령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야할 때이다.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선교사로서 사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단기 선교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선교’라고 하면 무엇인가 베풀고, 가르치고, 나누어 주어야 된다는 생각은 이미 고전적인 생각이다. 많은 선교학자들이 피선교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며, 경솔하게 동정하지 말고,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도 섬김의 모습으로 사역하셨다(눅 10:45).

흙바닥에 사는 사람도, 원숭이처럼 키가 작은 난쟁이 피그미 부족을 대할 때에도 하나님의 사랑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느끼고, 배우며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을 전하게 되는 것이다. 피부와 삶의 형편과 환경이 너무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우리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선교는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심장(사랑의 마음)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미리 선교현장과 긴밀한 연락을 취해 충분히 현장과 사역을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짜야한다. 조촐하게 구성하지만 방문지의 필요와 사역의 특성에 맞게 팀을 구성하여 방문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인원을 10명 안팎으로 정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일과, 손님을 맞는 선교사님들과 지역교회에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선교지마다 필요가 다르다. 회교지역에 가서는 노방전도를 할 수 없다. 땅을 밟고, 기도하며, 구체적인 중보기도를 위해 눈도장을 찍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방문 전도가 가능하고, 야외 집회가 가능한 곳에는 그에 걸맞은 복음전도의 수단들을 준비해야 한다. 스케치나 찬양, 마임 등을 준비해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도서정리와 컴퓨터 수리, 우물을 파주는 일, 미용 등 현지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미리 조사하고, 현지 사역자에게 물어 가능한 것들을 한 두 가지 준비해 가도록 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단기선교는 우리의 만족과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선교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번 단기선교 기간중 토고 감리교 선교부에는 큰 잔치가 있었다. 바로 유치원, 중학교 봉헌식과 병원 개원식이었다. 우리 팀은 이미 계획하고 준비한 방문 전도와 교회 집회, 신학교 강의를 차질 없이 진행 하면서도 선교부의 큰 행사를 위해 함께 참가한 단기선교 단원들이 함께 축가를 부르고 행사를 도왔다.

또 한 가지 의미 있었던 일은 토고 단기선교를 위해 본 교회 여전도회가 두 달 가까이 분주히 움직여 토고 선교를 위한 일일 자선 바자회를 열었는데, 그 수익금이 개원하는 선교병원에 마침 필요한 여성용 진료 침대를 구입하는데 쓰이게 되었다.

단기 선교 기간 중에 마음을 열고 나누는 따스한 격려와 칭찬의 말 한마디도 선교사들에게 새로운 힘이 생기게 한다. 아무리 좋은 선물을 가져다준다 해도, 선교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격려가 아닌 감독자의 마음으로 선교지를 방문한다면 선교사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선교사가 한 일을 감독, 평가하려고 하지 말라. 다만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방문이 되도록 하라.

단기 선교를 마치고 돌아와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한해에 몇 번이라도 지속적으로 선교사에게 이메일, 편지, 소포를 보내준다면 그 단기 선교팀은 오래도록 선교사의 기억에 남아 지속적인 용기를 주게 될 것이다. 선교사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어려운 생활환경이 아니라 외로움일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유럽의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이 선교를 위해 힘차게 일어나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아프리카 형제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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