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랍신화 하나. 프로메테우스는 불씨를 훔쳐 회향풀 줄기 속에 감추어 인간에게 가져다 준 죄로 제우스에 의해 카우카소스 산 정상에 쇠사슬로 묶여졌다. 그의 간을 독수리가 날아와서 파먹었다. 그러나 그의 간은 다시 재생되어졌고 독수리는 끊임없이 그의 간을 쪼았다. 끝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당당하게 제우스에게 맞서는 프로메테우스는 현대의 젊은이들의 자유의 상징이 되었다.

▨… 희랍신화 둘. 시시포스는 제우스의 미움을 받아 무거운 바위를 산 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죽을 힘을 다해 바위를 산 꼭대기로 밀어 올려 놓는 순간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졌다. 시시포스는 그 바위를 다시 밀어 올려야 했다. 그의 형벌은 결코 끝이 날 수 없었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그의 인고는 허무의 상징이 되었다.

▨… 일찍이 도스토예프스키는 “만일 신이 죽어 없어진다면 모든 일이 허락될 것이다”라고 진단하였었다. 한때 전통적인 신학을 뒤흔들었던 ‘신의 죽음의 신학’의 기수들은 현대문명의 비인간적, 비기독교적 모습 속에는 신이 존재할 자리가 없음을 지적하면서 신의 죽음을 천명했었다. 인간됨이 송두리째 이기심에 삼켜져버린 인간의 삶의 자리에는 더 이상 신이 존재할 수 없으리라는 선언이었다.

▨… “꽃이 진 그 자리에 다시 피는 꽃처럼 역대 총무님들 때에 피었던 성결의 문화가 제 때에 다시 꽃피워지기를 외람되이 바라는 마음 숨길 수 없습니다” 새 총무의 인사말씀 중의 한 구절이다. 그가 이해하고 있는 성결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성결인들이 그 성결의 문화가 개선되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음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 그의 총무직 수행이 프로메테우스의 길이 될 것인지, 시시포스의 길이 될 것인지 모든 성결인들이 지켜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눈을 감는 것은 성결의 문화가 아니다. 신을 말하면서 자유와 정의를 외면하는 신앙은 엄밀한 의미에서 기독교적 신앙일 수는 없다. 빛고을에선 자유와 정의를 위해 횃불이 들려졌었다. 새 총무는 인사말씀에서 은근히 빛고을 출신임을 내비쳤었다. 교단 정치와 행정에서 정의가 살아날 것인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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